안정적 은퇴연금 '노후보장' 대대적 광고 무색

(금융경제신문 손규미 기자)"안정적인 은퇴연금자산 마련으로 든든한 미래를 위한 밑거름이 되어 드립니다. 빨라진 은퇴시기! 나름 준비했다고 해도 부족해 보이는 연금보험, 더욱 꼼꼼하게 더욱 안정되게 대비하고 싶으시죠? 고객의 그 바람을 담아, 안정적인 연금자산마련에 더욱 집중해 안정적인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큰 힘이 되어 드립니다.”
미래에셋생명의 연금저축보험에 대한 홍보문구다. 하지만 생명보험사 중 미래에셋생명 연금저축보험 상품들의 15년후 예상적립률이 가장 낮은데다 온라인연금저축보험 수수료율이 두번째로 높다는 점에서 이같은 문구가 설득력을 잃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을 믿고 연금보험에 가입한 고객들 입장에서는 나중에 받을 수 있는 돈이 다른 생보사 가입자보다 적기 때문이다.
특히 은퇴설계 시장에서 연금 부문 1등 보험사로 거듭나겠다며 대대적으로 연금시장 강화에 나서고 있는 미래에셋생명이기에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9일 생명보험협회에 공시된 국내 생명보험사 상품 수익률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미래에셋생명 연금저축보험 상품들의 15년 후 예상적립률은 113.31%로 생명보험사들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1분기 가입 유지건수가 100건 이상인 405개 연금저축보험의 15년 후 예상적립률은 공시이율 기준으로 평균 118.02%보다 약 5%포인트 낮은 수치다. 가장 높은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123.85%보다는 무려 10%포인트 이상 낮았다.
만약 고객이 라이프플래닛생명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한 고객들이 15년 동안 계약을 유지할 경우, 보험사의 사업비 등을 제외하고 원금 대비 약 24% 정도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미래에셋생명 가입자는 13% 수익에 불과하다. 원금이 많을 수록 가입자의 기대수익 차이가 더욱 커진다는 점에서 가입자의 허탈감은 클 수 밖에 없다.
미래에셋생명의 15개 연금저축보험들 중 생보업계 평균 이상의 예상적립률을 보인 상품은 연금저축SAVE연금보험·Ⅰ·Ⅱ(121.18%)뿐이었다.
공시이율은 금리연동형 보험 상품에 적용되는 이율로 은행의 예·적금 금리에 해당한다. 공시이율 낮으면 그 만큼 고객이 중도에 계약을 해지하거나 만기 시 돌려받을 수 있는 보험금은 줄어들게 된다.
생보사들의 공시이율 기준 15년 후 연금저축보험 평균 예상적립률은 ING생명 113.65%, 현대라이프생명 114.07%, IBK연금보험 115.63%, 동양생명 116.37%, 하나생명 116.39%, 교보생명 117.60%, 한화생명 117.96%, KB생명 118.21%, 신한생명 118.57%, 삼성생명 118.73%, 흥국생명 118.95%, NH농협생명 118.97%, 알리안츠생명 119.22%, KDB생명 119.29%, DGB생명 123.58%,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123.85% 등이었다.
은퇴 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미래에셋생명의 낮은 연금저축보험 예상적립률이 저조하면서 안정적인 연금자산마련에 더욱 집중해 안정적인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큰 힘이 되어 드린다는 미래에셋생명의 전략이 비웃음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또한 차별화된 설계 모델을 통한 은퇴 연금 보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연금저축보험의 기대수익률이 예상외로 저조하면서 연금시장 공략에 다소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미래에셋생명의 온라인연금저축보험 수수료율은 삼성생명 다음으로 높았다.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 공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온라인 연금저축보험을 판매하는 14개 보험회사 중 미래에셋생명 온라인연금저축보험의 1년 이내 수수료율과 10년이내 수수료율이 각각 5.00%로 삼성생명 연금저축 1.7 상품 수수료율 5.6%, 5.24%에 이어 수수료율이 두번째로 높았다.
이는 동부화재 다이렉트연금 1년 이내 3.86% 10년이내 3.66%에 비해 1.14%포인트, 1.34%포인트나 많다.
보험사 수수료율에는 계약 유지·관리 비용이 포함된다. 보험사는 계약관리 등의 이유로 고객에게 받는 보험료에서 수수료를 차감하기 때문에 수수료율이 높을수록 사업비를 많이 떼 그만큼 고객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적어진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생명이 은퇴 시장에서의 역량 강화를 위해 PCA생명을 인수했지만 고객을 확보하고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수익률 제고와 저렴한 수수료 등이 먼저 선행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현재 생보사들이 판매중지한 상품이 많고 보험사의 상품마다 산출기준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공시된 수치로는 정확히 가늠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밝혔다.
손규미 기자 skm@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