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P플랜' 돌입시 금융권 재앙
대우조선 'P플랜' 돌입시 금융권 재앙
  • 문혜원 기자
  • 승인 2017.04.1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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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추가손실 1조5천억 달해…증권·보험업계도 2천억 이상 추가 피해 불가피
대우조선해양의 채무 재조정을 둘러싸고 산업은행과 국민연금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만약 단기 법정관리인 P플랜에 돌입할 경우 금융권이 1조7000억원 이상의 추가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17~18일 열릴 사채권자집회에 결과에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경제신문 문혜원 기자)대우조선해양 채무 재조정 안을 두고 산업은행과 국민연금이 대립하면서 대우조선이 단기 법정관리인 P플랜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 실적에 큰 타격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 구조조정 방안을 놓고 사채권자인 국민연금과 주채무은행인 산은의 합의가 난항을 겪게 되면서 대우조선이 P플랜에 돌입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7~18일 양일간 개최되는 사채권자집회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대우조선의 추가 자금지원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채권단은 물론 채권자를 포함한 모든 이해당사자의 예외 없는 고통분담 요구에, 사채권자집회에서 채무 재조정 안건이 부결되면 대우조선해양은 ‘초단기 법정관리’인 프리패키지드 플랜(P플랜)으로 돌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우조선 회사채 중 약 30%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채무재조정에 비판적인 뜻을 굽히지 않아 사채권자집회가 부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은 대우조선의 회사채 전체 발행잔액 1조3500억원 중 3887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2000억원이 이달 만기가 도래한다.

국민연금이 동의하지 않으면 사채권자집회는 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금융위원회와 산은 측도 “오는 17일과 18일로 예정된 사채권자집회가 부결될 경우를 대비해 P플랜 시행 준비를 모두 마친 상황”이라고 공언한 상태다.

한국신용평가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대우조선 P플랜에 따른 일반은행의 추가 손실 규모는 1조4540억원으로 추산됐다. 자율적 채무조정 시 추정한 손실금(5311억원)보다 3배 가까이 많다. 은행 별로 보면 구조조정 시나리오에 따라 손실 규모의 차이가 컸다. 자율적 채무조정에 들어가면 손실액은 하나 3529억원, 국민1157억원, 우리 212억원, 농협 151억원, 신한 108억원, 전북 100억원 등의 순이다.

그러나 P플랜에 들어가면 손실이 대폭 늘어난다. P플랜으로 가면 대규모 선수금환급보증(RG)이 실행돼 출자전환 대상여신이 일반 대출뿐 아니라 지급보증채권까지 포함된다. 대우조선의 유동성 위기로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될 경우 선박건조계약이 파기되고 선주는 RG를 제공한 금융회사에 선수금반환(RG Call)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RG Call이 현실화될 경우 RG는 대출채권으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P플랜에 들어갈 경우 시중은행들이 보유한 선수금환급보증(RG)이 큰 부담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NH농협은행은 P플랜 실행으로 ‘RG 콜’이 이어질 경우 부담이 커진다. NH농협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 RG만 해도 8492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 은행의 추정 손실액은 4298억원으로 예상되는데, 자기자본 대비 3.1%에 달해 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한신평은 “P플랜 신청으로 RG가 실행될 경우 RG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농협은행의 자본비율 하락 영향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확정지급보증만 실행된다고 가정할 경우 추가손실 규모는 자기자본 대비 3.1%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내다봤다.

또 KEB하나은행도 추가손실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은 대출채권 5127억원, RG 2658억원으로 익스포저가 7785억원에 달한다. 현재 KEB하나은행이 미리 적립해 둔 충당금은 660억원 수준이다. 만약 P플랜에 돌입하게 되면 KEB하나은행의 추가손실액은 4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KB국민은행도 대출채권 1686억원, RG 3322억원으로 전체 익스포저가 5007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쌓아둔 충당금은 584억원 정도이며, 예상 추가 손실액은 3351억원이다. 신한은 2123억원, 우리는 514억원의 추가손실이 예상된다.

증권사와 보험사도 대우조선 익스포저를 보유하고 있어 추가 손실이 예상된다. 현재 보유량이 가장 많은 하이투자증권을 비롯해 하나금융투자, 유안타증권, KB증권, 동부증권, HMC투자증권 등이 총 1385억원의 익스포저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익스포저는 전액 유가증권(회사채 및 기업어음)으로 구성돼 있다. P플랜에 돌입하면 유가증권의 경우 100% 손실처리 될 가능성이 높다. 하이투자증권이 400억원의 유가증권 중 320억~400억원 손실이 예상되고 하나금융투자가 300억원 중 240억원에서 3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보험권 중에서는 교보생명 400억원, 현대해상 200억원, 동부생명 100억원, 동부화재 100억원 등 800억원의 익스포저를 보유해, 보험권 전체 추정손실은 640억원에서 800억원 정도가 될 전망이다.

문혜원 기자  ft10@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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