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경제신문 김자혜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정작 중요한 러시아 해킹과 구체적인 정책내용의 언급을 회피하는 등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이 잇따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현지시간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정책방향을 다시 언급했으며 주요 질의에 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트럼프는 “나는 가장 위대한 일자리 창출차가 될 것”이라며 ‘일자리의 신’ 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 등 일자리 우선정책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글로벌기업의 미국 투자약속을 받은 내역을 공개했다.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500억달러, 도요타자동차는 100억달러를 약속했고 중국의 알리바바는 일자리 100만개를, 피아트 크라이슬러는 10억달러를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해외공장을 주로 운영 중인 제약업계와 오바마케어를 적극 비판하며 “오바마 케어는 완전 재앙이다. 이를 곧바로 폐기하고 새로운 제도로 대체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해외공장 시대는 끝났다”며 향후 미국회사가 해외에 공장을 운영할 시 높은 국경세를 부과하겠다고 강경하게 입장을 밝혔다.
시장은 기자회견중 VIX지수가 장중 6%넘게 상승하는 등 시장에 불안감이 유입되었으며 멕시코 페소화는 사상최저치를 기록하고 금 가격이 강세 마감하는 반응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정책 언급의 부재로 정책기대감에 상승세를 이어오던 달러는 하락 반전했다. 이에 영향을 받아 바이오섹터 ETF(IBB)는 2.99% 급락하기도 했다.
재정정책에 대해서는 구체적 내용이 없어 향후 관망해야 한다는 분석이 다수 있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약속’과 ‘이행’은 다른 문제이므로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국내 증권사에서도 이번 트럼프 기자회견문에 대해 ‘기대에 못 미쳤다’, ‘앙꼬없는 찐빵이다’라고 요약하며 지켜보자는 의견이 더 우세하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시장참여자들이 기대했던 인프라투자와 규제완화, 법인세 인하 등과 관련된 내용은 없었으며 주식시장이 기자회견 이후 일부 업종에서 실망매물이 출회 되는 등 변동성을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서 연구원은 “다만 지수 전체로는 국제유가 강세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며 “특히 달러는 기자회견 직전 기대감에 강세를 보였으나 이러한 실망감에 약세로 전환했고 국채 금리도 하락 전환하는 모습”이라고 평했다.
김세찬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대에 못 미친 당선이후 첫 기자회견”이라고 평가를 냈다.
김 연구원은 “쟁점이었던 러시아의 해킹을 대선개입으로 보는 관점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을 회피하거나 뚜렷한 답을 주지 못했으며 정책에 대해서 언급이 없거나 애매모호한 발언으로 구체화 된 내용이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기자회견을 계기로 투자자 관심은 20일 취임식과 이후 정책 발표에 맞춰질 것이며 경제와 행정의 구체화 시점은 장관 내정자 들이 인준 청문회를 통과한 이후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취임 이전까지 정책 기대감은 좀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불확실성, 구체화되지 못한 정책들, 장중 불안심리 등이 트럼프 정책의 증시 모멘텀 한계를 보여줬다”며 시사점을 밝혔다.
김자혜 기자 kimja@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