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경제분석 연구원

“2017년 한국의 내수성장률은 둔화되나 수출의 회복이 내수둔화를 상쇄할 것이다. 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원화강세를 시현할 전망이다.”
2017년도 한국경제는 기존의 성장 동력이었던 건설투자, 민간소비의 모멘텀이 약화되며 내수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수출회복이 내수둔화를 상쇄할 수 있다. 수출은 단가 상승과 물량 회복으로 3년 만에 첫 긍정적인 전환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고 이에 따른 원화 강세는 시현된다. 2017년 GDP는 약 2.5% 수준으로 예상한다. 둔화된 내수는 수출회복으로 상쇄할 전망이다. 내수기여도는 2016년 3.1%포인트에서 2017년 2.3%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되며 수출은 11월을 기점으로 회복세 진입한 것으로 판단한다. 11월 일평균 수출은 1.6% 감소했으나 선박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은 전년대비 4%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하락세, 주택경기확장은 지속될 것
건설투자부분의 선행지표는 이미 정점을 지나 하락하고 있다. 건설기성의 선행지표인 주거용 건물 착공건수와 인허가 건수는 전년대비 감소세로 전환했다. 토목기성도 2016년 하반기 들어 증가세가 둔화 되었으며 2017년 SOC투자는 전년대비 6조6000억원(또는 1.6%)감소를 감안했을시 토목건설 지표는 지속적으로 하강할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에 주택경기 확장은 지속된다고 보고 분양물량과 거래건수가 모두 예년수준을 웃돌 것이다. 다만 속도가 둔화되는 것이다.
2017년 주택경기는 연착륙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건축산업연간 전망되는 38만호는 2015년 51만6000호에서 2016년 10월 실적치 43만호와 대비해서는 낮지만, 과거에는 평균 29만호를 웃도는 수준이었다. 주택기성 또한 지난 1~2년간 인허가와 착공건수 호조에 후행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12개월간 (2016년 10월 기준) 아파트매매거래량은 68만3000호로 1년 전 81만7000호에 비해 18%가 감소했다. 최근 10년간 평균거래량인 63만8000호에 수렴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또 2015년 8월 기준 17.8%의 은행 주택담보대출증가율이 2016년 10월 기준 12.6%로 하락하며 완만히 둔화하는 궤를 같이 하고 있다는 것이 뒷받침이 된다.
2015년 이후 소비회복을 위한 자동차 개소세, 가전 보조금, 대규모 세일 등과 같은 빈번한 부양책 선택이 있어왔다. 향후 반복적인 프로모션효과가 점진적으로 감소 될 것이며 추가적인 인위적 소비부양책 가능성도 아직은 낮은 편이다.
소비 회복 또한 20017년 이후로는 크게 기대하기 어려우나 다만 최근 나타내고 있는 소비심리의 급격한 악화로부터 회복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소비심리 악화가 정치과 정책의 불확실성을 크게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의 지속으로 노동시장에는 충격 더할 것
2017년의 기업 구조조정으로 노동시장에는 충격이 더할 전망이다. 고용조정이 일부산업에 그치지 않고, 해당 지역경기 위축으로 연결될 경우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고용조정은 제조업 가운데 조선업을 비롯해 IT, 1차 금속업에 국한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고용조정은 일부 산업에 그치지 않고 해당 지역경기 침체로 연결될 경우 부정적 파급효과는 확산될 수 있으며, 특히 조선업이 밀집된 경남과 부산의 취업자 수가 14.9%를 차지하고 있어 해당지역의 실업률 급등세가 연장되는지 여부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서비스업의 고용은 전년대비 40만~50만명이 증가하며 경제 전반적으로 비교적 양호한 고용여건이 유지되고 있다.
◇시중금리 상승은 민간소비에는 제약…수출회복은 지속가능성 높아
과거의 한국 가계는 금리 상승에 유리했으며 가처분소득대비 순이자소득이 항상 추가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5년 기준 가처분소득대비 순이자소득의 비율은 0.02%에 불과하며 향후 예금과 대출금리상승 속도 차이에 따라 마이너스 전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또 평균 소비성향이 높은 중·저소득층 1~3분위가 금리상승에 더욱 민감하며 잔액기준 대출금리가 100bp상승시 가처분소득대비 0.9%(1분위)대비 0.7%(4·5분위)의 이자비용은 추가가 된다. 이미 20%대 중반에 진입한 가계 총부채 원리금 상환부담 또한 구조적으로 가계소비를 제약하고 있다.
지난 2~3년간 수출 감소의 주된 원인은 물량보다 수출단가 하락에 있었다. 또 수출단가는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급락에서 비롯되는데 11월말 WTI 국제유가는 배럴당 50.5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준인 44.6달러를 상회하기 시작했다. OPEC의 감산합의가 이뤄지며 내년 말 국제 유가는 55~60달러 내외를 도달할 가능성을 감안할 때 수출단가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며 특히 1분기 중 효과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신흥국 중심의 수입물량 회복이 한국수출실적에도 반영되기 시작했다. 일본,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중동, 중남미에 대한 수출은 8~10월 동안 지난해 대비 1.8% 증가하는 한편 같은 기간 전체 수출은 2.3% 감소했다.
인플레이션 기대확산으로 중국의 제조업 재고 재비축수요(Restocking Cycle)이 재개되어 정유, 철강재고 등에서 한국수출회복에 일조할 가능성이 있다. 산업용 IT,반도체, 디스플레이 물량의 증가와 단가 상승이 동반되며 수출회복을 지지할 것이다.
스마트폰 DRAM탑재량이 증가하며 2017년까지 30%내외 증가세를 지속할 것이며 LCD TV의 대형화가 확대되며 올레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수요증가와 단가상승이 함께 이뤄질 전망이다.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의 수출증가는 11월부터 수출증가로 전환되는 추세다.
수출 단가 상승에 주목해야 할 업종은 IT, 화학, 정유, 철강, 기계 등이며 신흥국 수요가 회복세에 가속화 될 시 자동차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한국의 국제수지와 환율의 경우 국제수지가 한국가의 경상·자본거래를 통한 자금의 유출입을 측정하는데 유용하다. 특히 원·달러 환율의 상관성은 2012년 이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17년 국제수지 변화에서 주목할 만 항목은 외국인증권투자 흐름의 변화로, 수출회복에 따른 대형주 중심의 한국증시 선고가 개선되며 대외건전성과 높은 국가신용등급을 감안한 외국인 채권수요도 기대가 가능하다.
신흥국의 수요회복과 리스크온(Risk On)국면에서 원화의 저평가는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메리츠종금증권에서는 2017년 말 원·달러 환율전망을 1100원으로 보며 PPP기준 평균 수준에 상응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경제분석 연구원 jsm@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