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취준생 ‘자격증 스펙 쌓기’ 우려
금융권 취준생 ‘자격증 스펙 쌓기’ 우려
  • 김수환 기자
  • 승인 2016.09.0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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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인 비용·시간 대비 효과 의문
탈스펙 바람…인턴 등 경험중요

(금융경제신문 김수환 기자)금융권 취업준비생들이 우대사항이 아닌 자격증 준비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쏟아 붓고 있다.

하반기 금융권 공채에서 우대사항으로 분류되는 자격증은 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주로 변호사, 공인회계사, 세무사와 같은 전문자격증 소지자에 한한다. 금융권 취업준비생들이 스펙을 쌓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개인재무설계사(AFPK)나 작년 폐지된 금융 3종(펀드투자상담사, 증권투자상담사, 파생상품투자상담사)과 같은 자격증은 특별히 우대사항이 아니다.

국제자격증인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A)의 경우에는 다수의 회사에서 우대사항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취득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 우선 1·2·3차의 시험을 순차적으로 합격해야 한다. 더불어 4년의 실무경험이 반드시 동반 되어야만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다. 즉 취업준비생들은 실무경험을 쌓을 수 없기 때문에 시험에 응시는 할 수 있어도 자격증 취득은 불가능하다. 만일 3차까지 모든 시험을 통과했음에도 불구하고 4년의 실무경력 요건을 구비하지 못한 경우는 합격자로만 남게 되며, 추후 실무경력을 쌓고 난 후에 경력심사를 통과한 후에서야 CFA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선 1차시험에만 합격해도 금융권 취업시 우대사항으로 적용될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 많은 이들이 CFA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수도권 사립대 학생인 A씨는 “학벌도 뛰어나지 않고 해외연수와 같은 경험도 없기 때문에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기에 스펙이 부족함을 느낀다”며 “CFA정도는 있어야 어필을 할 수 있지 않겠나”고 자격증이 필수임을 강조했다.

문제는 시간과 비용이다. 우선 금융 3종 자격증이 폐지된 후 많은 금융권 취준생들이 준비하고 있는 AFPK자격증은 한국FPSB에서 지정한 교육기관(온라인·오프라인)에서 교육수료를 해야 하는데 비용만 약 25만원 가량이 필요하다. 이후 모듈 1·2의 시험접수비가 5만5000원, 자격인증비용이 10만원이다. 총 40만원 가량의 비용이 드는 것이다. 기간도 짧지 않다. 온라인의 경우 교육을 수료하는데만 3개월이 필요하다. 자격증을 따도 문제다. 2년마다 계속교육을 통해 자격인증을 유지해야하는데 이때마다 10만~20만원 가량의 비용이 또 들어간다.

국제 자격증은 더하다. CFA의 경우 1차 시험에 응시하는 데만 120만원 이상이 든다.(등록비 약 50만원+응시료 약 73만원) 하지만 이는 시험에 일찍 등록했을 때 적용되는 금액으로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경우 비용은 더 늘어난다. 만약 3개월 전에 시험에 등록하면 응시료가 두 배 가까이 뛰어 143만원 가량이 든다. 등록비와 합친 총 비용은 약 200만원에 육박한다. 준비기간도 사람마다 다르지만 통상 1차 시험에만 평균 6~7개월 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권의 인사담당자들은 자격증으로 스펙을 키우기 보다는 인턴, 대외활동 등의 경험을 쌓길 조언한다. 한 시중은행의 인사담당자는 “최근엔 탈스펙 채용이 늘고 있기 때문에 자기소개서와 면접의 비중이 커졌다”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본인만의 이야깃거리를 만드는 것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나 면접을 볼 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하반기 주요 시중은행들의 공채가 시작되면서 취업준비생들은 더욱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이 먼저 채용에 나섰다. 28일까지 원서를 받고 있으며 일반직과 IT분야에서 총 200명 규모의 신입 행원을 선발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12일까지 원서접수를 진행한다. 채용규모는 300명으로 일반직과 IT직무, 전문자격증 소지자가 대상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하반기 중 채용공고를 낼 예정이지만 정확한 규모와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김수환 기자  kim@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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