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신협, 든든한 서민금융기관 제 역할”
“세계신협, 든든한 서민금융기관 제 역할”
  • 김수환 기자
  • 승인 2016.07.21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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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세계신협협의회 총회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서 개최
2016 세계신협협의회(WOCCUㆍWorld Council of Credit Unions) 총회가 지난 16일부터(현지시각) 나흘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열렸다. ‘미래 금융의 10가지 주요 전망’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53개국 1629명이 참가해 성황리에 개최됐다.

(금융경제신문 김수환 기자)2016 세계신협협의회(WOCCUㆍWorld Council of Credit Unions) 총회가 지난 16일부터(현지시각)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열렸다.

‘미래 금융의 10가지 주요 전망’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53개국 1629명이 참가해 성황리에 개최됐다.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에 걸쳐 기조강연을 비롯해 글로벌 경제의 재분배, 합병의 가속화, 규제와 혁신, 지급결제, 빅데이터 활용, 인재경쟁 등 10가지 금융 트렌드 등에 대한 소주제별 포럼도 열렸다.

신협은 현재 전세계 105개국, 2억명 이상의 조합원을 갖춘 조직으로 지점만 7만여개에 이르는 국제적인 조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문철상 신협중앙회장을 비롯한 한국신협 대표단이 참석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서는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롭게 조명 받고 있는 신협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신협은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비영리 금융협동조합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도 탄탄한 건전성을 유지, 건실한 금융기관으로 떠올랐다.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위험한 투자를 마다하지 않는 상업은행과 달리 신협은 조합원들에게 합리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보수적으로 운용해온 덕분이다.

신협은 또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과 금융소외계층들에 대한 대출을 늘리는 등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다. 이 같은 점이 부각되면서 2008년 전세계적으로 파급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 당시 ‘대형은행 계좌를 폐쇄하고 신협으로 옮기자’는 캠페인이 벌어지기도 했다.

세계신협협의회에 속한 신협 수는 총 105개국 6만7607개로 이들 신협에 가입한 조합원은 2억2049만명, 총자산은 한화로 약 1892조원에 달한다.(2014년 12월 말 기준)

브라이언 브랜치(Brian Branch) 세계신협협의회(WOCCU) 사무총장은 기조강연에서 “신협에 대한 관리 감독이 강화되고 지불 방식의 혁신이 이뤄지면서 신협이 어떻게 살아남느냐가 중요해지는 시기가 됐다”며 “국제 은행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각종 규제(FATCA 등)가 지역사회 기반의 신협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규제 당국과 꾸준히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2008년 금융위기를 통해 대형은행의 문제점을 전세계가 경험했는데 이는 신협이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라며 “이번 총회에서 신협이 미래금융을 선도할 수 있도록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고 곧 들이닥칠 금융 패러다임의 변혁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틴 오 무일레오어(Mairtin o Muilleoir) 아일랜드 재무부장관도 “60여년 전에 아일랜드에서 시작된 신협운동이 어느덧 330만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거대 조직으로 성장했다”며“신협운동은 평화운동이자 화합운동으로서 연대와 단결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지역사회와의 유대형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오늘 EU회원국 가운데 여러 곳에서 참석해 주셨는데 북아일랜드는 브렉시트에 대해 대부분 반대의사를 밝혀왔다”며 “앞으로도 북아일랜드는 EU에 잔류함으로써 신협과 함께 연대와 화합을 위한 실천운동을 이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에 앞서 열린 개막 행사에서는 테레사 메이(Theresa May) 영국 신임 총리가 축사를 보내와 “신협은 오래 전부터 수익이 아닌 오직 사람을 위해 존재해 왔다”며 “일반적인 시스템으로는 대출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오직 신협만이 희망이 되어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영국에도 약 200만명이 은행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는데 신협만이 이것을 바꿀 수 있다”며 “보다 희망찬 미래와 세계를 만들기 위해 신협인들의 아이디어를 모아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본격적인 강연에서는 이안 골딘(Ian Goldinㆍ現 옥스퍼드 마틴스쿨 원장) 前 세계은행 부행장이 강연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금 세계는 학문, 정치, 경제의 벽이 무너지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매우 파괴적”이라며 “세계는 점차 하나로 연결되고 있으며 이는 곧 새로운 세계관으로의 진입을 뜻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제 우리는 보다 통합적이며 상호의존적인 금융 패러다임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한 시대에는 기술혁신은 물론, 당국의 규제 역시 새로운 패러다임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러한 세계화에 맞서 과연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신협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협,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 대비 규제개선 나서야”

 

■ 2016 WOCCU/브라이언 브랜치 사무총장 인터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은행의 실패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 신협의 역할을 서민에 대한 소액대출에만 한정하지 않고 기업금융으로 확장하는 방안이나 계획이 있는가?

- 최근 전세계의 많은 신협들이 개인에 대한 소액대출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게도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지난 금융위기 동안 많은 금융기관들이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에 대한 대출 규모를 축소하는 것을 우리는 목격해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경영주들은 신협의 조합원이고 이들의 대출 문제를 돕기 위해 신협들은 앞장서서 기업대출을 확대하고자 노력해왔다.

하지만 중소기업 대출은 개인 여신보다 훨씬 복잡하고 정교한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우리는 보다 효율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여신담당 직원들의 전문성 향상에 주력해왔다. 이와 같은 노력을 통해 현재 캐나다 신협의 경우, 대출 포트폴리오 중 25%가 중소기업에 집중해 있고, 미국 역시 과거 10% 밖에 안됐던 기업여신이 지금은 15%까지 증가했다.

이처럼 기업금융이 증가하자 각국의 감독당국에서는 두 가지의 중점관리 항목을 두고 있는데 하나는 신협들이 對중소기업 여신 전문성을 갖췄는지의 여부와, 다른 하나는 리스크 편중에 대한 사항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감독당국에서는 특정 대출이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얼마만큼의 비율을 차지하는지를 반드시 확인하고 있다. 특정 대출이 포트폴리오에서 매우 큰 규모를 차지할 경우, 만약 부실대출로 전환된다면 신협은 경영상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신협에서는 큰 대출의 경우, 많은 신협들이 대출의 규모를 나눠 대출을 시행하는 공동대출을 통해 그 리스크를 줄여나가고 있다.

선진국에서 신협의 성장 동인(動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신협의 조합원 위주의 경영이 그 해답이다. 낮은 예대마진율, 친절한 서비스, 다양한 금융서비스 등이 그 예다. 그러나 무엇보다 소수의 대주주를 위한 고액배당에 탐닉하는 상업금융과 달리 신협은 모든 이익을 조합원에게 환원하는 시스템을 가졌기 때문이다. 즉 금융위기로 상업은행들은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잃게 됐지만, 신협은 적정금리로 조합원으로부터 폭리를 취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익을 조합원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신협 본연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돼 그로 인한 반사 이익을 누렸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신협 조직이 금융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원칙을 지켰기 때문이다. 신협의 가장 핵심적인 전략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합원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신협은 많은 수익을 내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조합원들의 가계 안정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아무리 수익이 많아도 조합원의 권리와 이익을 훼손시키는 위험상품은 판매하지 않는 것 등이 그러한 원칙의 실천적 사례이다.

그리고 금융위기 당시 미국의 은행은 중소기업대출을 거의 중단하다시피 했지만, 신협은 중소기업대출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니즈를 져버리지 않았다. 이로 인해 예금이 급성장 했음에도 불구하고 신협의 예대율은 70%대로 유지되고 있다.

무엇보다 선진신협은 총 자산 대비 11% 이상의 출자금을 확보하고 있고,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수익성을 유지한다. 또한 선진신협은 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폭넓은 금융상품 및 서비스를 조합원들에게 제공한다. 지점, ATM, 모바일 뱅킹 등을 통해 전국적으로 어디에 있든 조합원들의 편익을 증진시키고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켜준다.

그렇다면 한국 신협의 성장 동인(動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올해 4월 한국 신협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한국 신협의 성장 비결을 깨닫게 해주는 몇 가지 주요사항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 매우 전문화된 직원 연수 과정이었다. 신협의 하급직원과 중간관리자들은 물론, 조합을 경영하는 이사장까지 금융 연수과정 수료를 의무화함으로써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시스템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항시 최상의 금융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둘째 한국 신협의 또 다른 장점은 각기 다른 신협들이 가진 업무 노하우를 중앙회를 통해 공유함으로써 업무방법 습득에 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중앙회에서는 감독 및 검사, 홍보, 공제 시스템 등을 제공함으로써 작은 규모의 신협들이 거대 금융시장 내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끔 도와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특히 주목할 점은 비교적 젊은 직원들이 중간관리자로서 역할하며, 이들은 모바일 및 온라인 채널을 통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보다 간소화된 금융을 찾는 조합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신협이 금융위기를 잘 극복했다고 들었는데, 기술적인 비결은 무엇인가?

- 최근 핀테크가 진화하면서 금융권에서 핫이슈가 되었던 것은 바로, 결제시스템의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눈에 띄게 기술적인 진보를 이뤄낸 결제시스템은 기존의 금융시스템 없이 홀로 생존할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추게 됐다. 현재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신협들 역시, 이러한 기술 변혁의 트렌드를 잘 읽어냄으로써 핵심 서비스를 온라인 및 모바일 채널들을 통해 보급하고 있다. 반대로 이런 기술 변혁의 트렌드를 시기적절하게 수용하지 못한 신협들은 자산 규모가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핀테크와 함께 제공되는 융합금융 서비스 또한 신협 성장의 큰 원동력이라고 볼 수 있다. 핀테크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맺음으로써 금융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신협만의 고유장점인 네트워킹을 활용해 여러 신협들이 결제시스템 등을 공동 개발해 사용할 수도 있다. 이렇게 동일한 결제시스템을 활용하는 덕분에 규모가 작은 신협들도 보다 큰 금융기관들에서 제공하는 기술력을 이용해 치열한 금융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것이다.

2008년은 전세계적으로 금융위기라고 불렸지만, 이 기간 동안 신협은 적어도 생존이 아닌 성장을 했다고 봐야한다. 당시 은행 같은 금융기관들이 어려워지자, 사람들은 자신들이 잘 알고 또한 신뢰할 수 있는 금융기관에 돈을 맡기고 싶어 했고 이에 따라 신협의 수신과 자산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또 하나의 신협의 제도적 우위는 이익잉여금으로부터 자본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물론 이익잉여금이 자본 조달의 유일한 창구라는 점에서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이익잉여금은 쌓일수록 신협의 자본이 되기 때문에 이는 곧, 재무적 우위로 이어진다. 이것이 가능한 까닭은 신협은 주식회사처럼 개인주주들에게 높은 배당금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익잉여금은 신협에 자본 형태로 재투자되어 조합원들에게 더 높은 예금 금리를 보장하고 더 낮은 금리로 대출해 줄 수 있는 것이다.

세계 신협들이 직면하고 있는 공통 규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또한 과도한 규제로 발생한 문제들은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 규제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또 그러한 규제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인정한다. 국제기구들이 금융 규제에 대한 전체적인 틀을 결정하고, 이 틀이 각국 정부에 전달되면 금융당국은 해당 규제를 법제화하여 공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규제가 과도하면 금융기관의 자율성을 해치게 되고 그로 인한 경직성은 곧 서비스의 품질 저하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신협이 직면하고 있는 공통적인 규제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먼저 자본 확충을 위한 채널이 이익잉여금으로 제한돼 있어 신협은 쉽사리 자본을 늘릴 수가 없는 구조이다. 물론 이익잉여금은 투자 자본 확충을 위해 사용되는 효과적인 도구이기는 하지만, 자본 확충을 오로지 이익잉여금을 통해서 해야 하는 신협의 입장으로서는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자본 조달이 어려운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둘째 자금세탁방지와 관련한 규제 또한 신협이 자주 직면하는 규제 중 하나다. 현행 제도 하에서는 자금세탁방지에 관한 보고를 할 때 매우 구체적이고 복잡하게 보고해야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비용적인 부담은 물론이며 직원들의 업무 피로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는 자금세탁방지와 관련한 비용 절감을 위해 파리에 있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와 자주 협의하고 있는 실정이다.

셋째 FATCA와 관련된 규제다. FATCA는 미국에서 제정된 법률이지만, 현행대로라면 세계 각국의 금융기관들이 외국인 고객의 소득에 대해 FATCA 보고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협을 포함한 금융기관들은 FATCA 보고와 관련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이는 곧 고객들의 수수료 부담으로 이어진다. 특히 신협의 경우 일반 은행과는 달리, 주고객층이 지역사회의 주민들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고객의 소득에 대한 보고를 해야 하는 것은 규제상의 불필요한 비용을 야기한다.

이밖에도 신협이 주로 제공하는 금융 상품들은 개인고객들을 위한 소액상품들이다. 하지만 각종 규제로 인해 이런 소액상품의 비용이 약 0.51% 증가하고, 그에 따라 수수료 또한 증가되어 보다 질 좋은 금융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들은 이러한 불합리한 규제에 대해서는 간소화하거나 단순화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탐욕적 자본주의에 대한 반성으로 연대와 협동을 기치로 하는 ‘협동조합’이 대안으로 조명을 받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 좋은 질문이다. 탐욕적 자본주의에 대한 성찰과 반성으로 협동조합이 조명을 받고 있으며, UN도 2012년을 ‘세계협동조합의 해’로 선정해 협동조합의 확대를 지원했지 않은가. 이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협동조합의 철학과 운동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다. 전세계적으로 신협은 조합원 금융서비스 니즈를 제공하기 위해 규모의 경제를 통한 효율적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이제 경영을 넘어 미디어나 각국 정부로부터 ‘협동조합으로서의 가치’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이뤄져 신협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판단한다.

한국신협에 대한 평가, 어떤 부분에 주목하고 있는지?

- 세계신협협의회(WOCCUㆍ워큐)는 한국신협과 긴 역사를 공유했고 견고한 네크워크를 관계를 구축해왔다. 또한 신협의 기본철학과 원칙을 지키려는 한국신협의 노력과 다양한 사회공헌시스템은 매우 고무적이다. IT 기반의 전자금융시스템과 공제사업 등도 주목할 만한 분야였다.

한국신협은 세계신협사에도 매우 이례적인 성공모델이다. 56년전 대부분의 저개발국가가 재정 지원을 요구하는데 비해 한국신협은 신협법 제정과 조합원교육을 위한 연수원 건립 등 신협의 인프라를 만드는데 주안점을 뒀다. 조합원 중심의 초창기 신협모토가 그 성공비결이었다고 본다. 특히 1997년부터 2003년까지 진행된 금융위기를 잘 이겨내고 아주 성공적인 성장을 이끌어냈다.

현재 신협중앙회가 제공하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전산서비스는 다른 신협국가, 심지어 미국신협에서도 벤치마킹의 롤모델이다. 아무리 작은 조합이라도 중앙회가 구축한 전자금융서비스를 통해 모바일금융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큰 장점이다. 또한 전국 신협을 상시 모니터링하는 감독시스템도 매우 주목할 만하다.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들에도 신협을 확대시킬 계획이 있는가?

- 지금으로서는 신협이 존재하는 국가들의 신협운동 활성화에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가 가능한 것은 현재 대부분 국가에 이미 신협이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는 과거에 중국 중앙은행과 업무협의를 진행한 바 있고, 중국 외에도 세계 각국의 금융협동조합들과 협의하면서 신협의 서비스를 해당 기관에 적용시키는 자문 업무를 수행해 왔다.

또한 최근에 우리가 신협운동을 확대하려고 노력하는 주요 나라 중 하나는 쿠바다. 쿠바 정부는 국가안보상의 이유로 아직은 국가 통제 하에 금융기관들이 관리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중소기업 소유주 및 개인사업자들에 대한 금융 서비스 지원을 위해 신협에 대해 많은 자문을 구하는 있는 상황이다.

WOCCU는 보다 많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가?

- WOCCU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신협의 설립을 지원하고 원조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윤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부나 사기업의 관심 밖에 있는 세계 곳곳의 사람들에게 신협을 통한 자활을 도모하는 일을 지원하고 있다. 실제 아프가니스타, 콜롬비아, 이디오피아, 과테말라, 케냐, 멕시코, 스리랑카, 탄자니아 등 10여개국 저개발국가에 워큐의 직원이 파견돼 활동하고 있다.

또 신협을 위한 소비자 보호원칙도 발표, 실행에 옮기고 있으며, 금융기관을 감독하는데 있어 신협에 역차별이 생기지 않도록 바젤은행감독위원회와 각국 금융 감독기관을 설득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G20와도 신협육성을 위해 다각적인 협의를 하고 있다.

향후 WOCCU차원에서 세계신협 발전을 위한 전략은?

- 모든 신협을 위한 글로벌 전략을 언급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신협은 상대적으로 저소득층과 서민층을 위해 특화된 조직이므로 은행이나 다른 금융기관들이 고액자산가들을 선호하고 이들을 위해 경쟁하는 동안 서민층을 위한 시장은 다소 덜 경쟁적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신협의 비영리 구조가 일반 금융기관과 다른, 이런 블루오션을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영리를 추구하는 금융회사들의 도전에 맞서 신협도 특유의 저비용 구조를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신협의 금융서비스 과정에 들어가는 비용은 줄이면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는 방식으로 차별화해야 한다. 효율성과 기술력을 제고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미국이나 영국 사례에서 보듯이 인수ㆍ합병(M&A)을 통한 경영의 효율성도 추구해야한다. 서민금융을 다루고 있는 신협의 특성상 기초적인 금융교육 서비스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신협은 인류의 미래 금융시스템 중 하나로 충분히 값어치가 있으며, 모바일뱅킹을 비롯한 IT 발전에 따른 환경 변화에 대처해 나가면서도 일대일 접촉을 통한 세밀한 서비스가 신협의 강점이다. 이익단체도 자선단체도 아닌 ‘오직 조합원을 위한 서비스’를 위해 존재하는 신협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미래의 신협발전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브라이언 브랜치 WOCCU 사무총장

- 세계신협협의회 사무총장 - 세계신협협의회 발전서비스국 부회장, 부사장 및 COO

- 세계신협협회에서 조사역, 연구발전 부서장, 남미지역국장, 기술서비스국장

- 오스틴 대학에서 남미학 석사/매디슨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 보든대학 행정학/스페인어 학사 우등 졸업

‘Striking the Balance in Microfinance’ 공동 집필

김수환 기자  kim@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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