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인간 두뇌 능가’ 어디까지
인공지능, ‘인간 두뇌 능가’ 어디까지
  • 현준영 기자
  • 승인 2016.03.10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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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이세돌 9단에 승리 ‘충격과 공포’
막강 인공지능에 인간 설자리 상실 ‘불안’

(금융경제신문 현준영 기자)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에 패했다는 꼬리표가 붙게 됐다. 세기를 긴장시킨 ‘로봇’과의 대결에서다. 경우의 수가 무한대에 가까운 바둑에서, 한계를 맞본 건 다름 아닌 ‘인간’이었다.

모두가 충격에 휩싸였다. 9일에 열린 첫 경기에서 이세돌 9단은 186수만에 불계패를 선언했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좋아진다 해도 인간을 능가할 순 없을 거라는 기대가 무너지는 순간이다.

알파고는 2014년 1월 4억달러(약 4332억원)로 구글에 인수된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이다. 최적화 된 행렬 연산을 위해 그래픽연산장치(GPU) 500~600장이 탑재돼 있다. 이로 인해 중앙처리장치(CPU)보다 최소 8배 이상 빠른 계산이 가능하다. 알파고의 연산된 한 수는 최고급 컴퓨터 4000~5000대를 한꺼번에 동원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런 장비를 모두 100Gbps급의 초고속 네트쿼크로 연결, 정보를 주고받을 때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 시켰다.

전문가들은 알파고의 약점으로 ‘경험부족’을 꼽았다.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유럽 바둑 챔피언인 판후이 2단을 상대로 다섯 차례 대국을 모두 모두 승리를 거뒀지만 세계최고의 수준의 기사와는 대국을 해본 적이 없었다. 대신 내장된 ‘딥러닝’ 기술을 통해 가상 대국을 가능한 많이 치렀다. 딥러닝 기술이란 컴퓨터가 인간의 뇌와 유사한 사고방식을 통해 학습 자료의 양이 많을수록, 학습의 단계가 세분화될수록 더욱 성장하는 기능이다. 알파고는 가상으로 대국을 무수히 진행해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지를 학습했다. 마치 사람이 성장하는 것과 비슷하다. 알파고는 이세돌 9단과의 대국으로 인해 더욱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알파고의 또 다른 강점은 감정의 기복이 없다는 것이다. 경기에도 보였듯이 알파고도 악수를 둘 때가 있다. 사람이라면 이런 악수를 두고 흔들릴 테지만 인공지능인 알파고는 감정의 변화가 없다. 대국이 종반에 들어갈 적엔 알파고의 힘은 더욱 발휘된다. 종반 끝내기에서는 실수가 거의 없다. 경우의 수가 줄어 더 정확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얻기 때문이다. 알파고의 이러한 발전은 미래 산업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첫 대국이 열린 9일, “바둑이라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게임을 기계가 배워서 고수인 이세돌 9단과의 대결을 한다는 것이 놀랍다”며 “이 대국이 산업이나 미래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도 곧이어 다음 과제를 발표했다. 바로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이다. 제프 딘 구글 시니어 펠로는 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시 호텔에서 열린 구글 머신러닝 기자간담회에서 “데비스 하바시스 구글 딥마인드 CEO가 스타크래프트에 인공지능을 접목하는 방법을 고려한다”고 전했다.

여론은 이미 기울기 시작했다. 이번 바둑 경연 결과가 인공지능의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줬다. 로봇과 인간의 계속된 대결에 귀추가 주목된다.

현준영 기자  hjy@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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