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기금의 공공투자 방안 토론회

(금융경제신문 최진영 기자)지난해 11월 기준 국민연금기금은 약 506조원. 이중 99.7%는 금융부분에 투자돼 있다. 국내주식투자액만 100조원에 가깝다. 이에 대해 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전 보건복지부장관)은 금융부분에 편중된 투자형태가 국민연금기금의 공공성의 원칙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연금기금의 공공투자 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이와 같은 의견을 내놓으면서 서 이사장은 현행 국민연금제도 수립의 기초가 된 KDI보고서를 그 근거로 들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의 기본원칙은 안정성, 수익성, 공공성이다. 때문에 공공사업부문에서 ‘연금가입자의 복지를 향상시킬 수 있는 사회복지사업을 우선적으로 지원 할 것’을 권장한다. 국민연금기금이 대기업에 집중된 주식투자로 자산가치 ‘버블’을 야기한다는 지적을 고려할 때 원칙과는 거리가 멀다.
서 이사장은 “반면 복지부분투자는 1380억원으로 매우 미미한 수준이고, 공공투자는 전무한 상태”라며 “이는 KDI보고서와 국민연금법이 제시한 국민연금기금의 공공성 원칙이 완전히 무시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노후의 생활안정을 위해 도입한 것이지 투자를 고려해 만든 것은 아니다”라며 “투자를 해서 이익을 얻는다 가정하면 공공투자는 국민연금 발전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연금 측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은 23일 취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문 이사장은 “국민염금기금은 국민들이 맡긴 돈으로 다시 돌려줘야 한다”며 “안정성과 수익성이라는 국민연금기금 운용 대원칙 중 어떤 것도 훼손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서만 주식투자손실이 2조원을 훌쩍 넘어 문 이사장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내세운 반대 입장이 힘을 얻기는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금융투자위주의 기금운용을 고수할 방침이다. 기자간담회에서 매년 10% 이상 빠르게 증가하는 국민연금기금을 국내 시장에서 소화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며 해외주식과 대체투자를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또한 문 이사장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도 고려했다는 게 해외비중을 늘리는 이유라고 전했다.
최진영 기자 daedoo@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