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정치를 걱정하고 있다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고 있다
  • 오영안 기자
  • 승인 2016.01.18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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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직구 한마디/오영안 기자

 

내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 둘이 있다. 그들은 어렸을 적 나의 도움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고, 나의 사랑을 먹으며 조금씩 성장해 갔다. 나는 그런 아이들을 보며 힘든 순간을 견뎌냈고, 때론 그들 때문에 행복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엔가 아이들이 내 뜻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심지어 나를 향해 맞서기도 했다. 무엇보다 서로를 최고로 알며 지내던 두 녀석이 용돈도 받고, 친구도 생기면서 서로에게 소원해지고, 이제는 자신만의 이익을 챙기다가 심하게 다투기까지 한다. 그런 아이들을 지켜보는 것이 부모의 입장에선 맘이 아프고 때로는 걱정이 앞선다.

우리 야당사를 보는 국민의 마음이 이같은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신민당을 시작으로 야당의 정통성을 이어왔다고하는 지금의 민주당은 독재에 맞서 싸우는 동안엔 국민의 사랑을 받고, 그들의 지원과 지지를 받으며 조금씩 조금씩 성장해갔다.

그런데 1987년 6.29 항복 선언을 받아낸 후(이 마저도 국민의 힘이었지만) 서서히 국민들의 뜻에 반하고 계파 간의 이권을 챙기느라 서로 멀어지고, 급기야 파열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어린아이가 부모에게 용돈을 받듯, 후원금도 두둑이 받았고, 경상도와 전라도에서의 지지층이 공고해지면서 서로에게 소원해지더니 급기야 국민들의 뜻에 반해 분쟁하고 이별(분당)까지 한다. 이 때문에 아이를 보는 부모처럼 국민들의 마음이 썩어만 갔다.

문제는 부모는 절대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지만, 국민은 언제든 정치인을 아니 정치까지도 등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에 무관심한 것이 민주주의 발전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명제의 참과 거짓을 논하기 이전에 우리 국민들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아니 그럴 자격이 있다.

그동안 참으로 오래 참고 견뎌왔으며, 부족한 부분이 있어 질책하면서도 정치를 그리고 정치인을 지지해 왔다. 부모가 자녀들의 잘못을 나무라면서도 사랑을 포기하지 않듯이 말이다. 그런데 정치는 그에 보답하기는커녕 국민들의 근심거리가 됐고, 이제는 한계점에 도달했다.

그동안 민주당을 대표하는 당명 앞에 수사만도 통일, 평화, 새천년, 통합, 새정치 등 무수히 많았지만, 무엇하나 확실하게 이뤄놓은 것이 없다.

새해 들어 중국 증시가 얼어붙고, 북핵 위기가 재현되는 등 대외여건은 악화되고 있는데도 정기국회에 이어 임시국회까지 해결책 하나 내놓지 못하고 비손으로 끝낸 정치에 국민이 무엇을 기댈 수 있을까. 물론 이 모든 책임의 대부분은 현 정부와 여당에 있다는데 나도 이론이 없다.

그러나 야당이라고 해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정부 여당에 제대로 된 책임을 묻기 위해서라도 지금의 야당은 이제부터라도 생산적인 국회를 만드는 데 일조해야할 것이다.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고 있다.

오영안 기자  ahnyoh@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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