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사회적금융 활성화 심포지엄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조성목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지원국 선임국장, 서상목 전 보건복지부 장관, 김양우 수원대학교 교수, 김재구 명지대학교 교수, 이종수 사회적금융네트워크 대표, 최도성 가천대학교 교수,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 원장, 문기섭 고용노동부 고령사회인력정책관, 정진우 서울시 사회경제과 과장)
2015년 사회적금융 활성화 심포지엄이 16일 전국은행연합회 국제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심포지엄은 사회적금융네트워크와 한국사회투자가 공동주최했으며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사회적 금융이란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축사를 맡은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기업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차가운 금융업에 종사하는 입장으로 고해성사를 하고자 한다”며 한국 금융의 냉랭함에 대해 유감이 실린 농담을 던졌다. 이어 “국민의 불평등 사회 인식이 높아지고 있고,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헬조선’, ‘금수저’라는 신조어도 등장한다”며 “이 자리에서 사회가 직면한 불평등 문제,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력한 해법이 제안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서상목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지속가능한 복지 국가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사회적 금융 시장의 활성화가 필수적임을 주장하며,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외쳤다.
사회적 금융은 사회적 임팩트, 윤리적 금융, 가치 금융 등 다양하게 불린다. 취약한 사회문제를 개선할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시도에 대한 자금 유통, 즉 ‘금융을 통한 사회투자’가 큰 틀에서의 정의다.
기존의 금융이 재무적인 수익 창출을 주된 목적으로 삼았다면, 사회적 금융은 동시에 사회적ㆍ환경적 영향도 달성하려는 목적을 갖는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금융의 투자영역은 자금회수가 불가능한 ‘자선’과 수익 극대화 추구를 위한 ‘일반 투자’ 사이에 위치한 임팩트 투자와 사회책임투자다.
국내에는 2000년대 초 ‘신나는 조합’, ‘사회연대은행’ 등 마이크로크레디트 기관이 처음 등장했고, 지난 2013년 서울시 사회투자기금과 사회적가치평가그룹이 발족, 올해 사회적경제네트워크가 출범해 사회적 금융 확산을 위한 체계가 구체화되고 있다.
사회적 금융을 통한 임팩트 투자금액은 작년 100억원, 올해 300억원으로 추정돼 벤처 캐피탈 투자 시장 중 약 1.5%를 차지할 전망이다. 수요 측면에서도 임팩트 투자의 대상이 될 만큼 성장성을 내재하고 있는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소셜 벤처, 일반 벤처 등의 피투자 대상들도 증가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엿보인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크라우드 펀딩 현황도 주목해볼 만하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크라우드 펀딩은 시장형성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자금모집 규모가 55억원에 이르고 9월 기준 크라우드 펀딩 업체 회원수도 74만명으로 2013년 28만명에 비해 대폭 상승했다.
초기 성장 단계에 있는 한국의 사회적 금융이 더 큰 도약을 꿈꾸기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문제들도 많다. 김양우 사회적금융개발연구원 원장은 현재 한국의 사회적 금융은 대부분 민간보다는 정부 주도적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들이 ‘따뜻한 금융’을 표방하며 각종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정작 사회적금융 시행에는 소극적이라는 우려도 제기했다. 무엇보다 사회적 금융은 기존 복지체제와 서민금융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므로, 이를 위한 제도정비과 인식제고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 행사를 주최한 이종수 한국사회투자 대표는 특별법에 근거한 소셜뱅크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해외에 다양한 성공사례와 국내에 산재한 사회문제를 보더라도 소셜뱅크는 반드시 이뤄내야하는 과제라고 생각한다”는 뜻을 전했다.
박성경 기자 psk@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