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추가인하 없을시 하락 가능성
(금융경제신문 김수식 기자)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이 6년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부 증권사는 지난해 반년치 농사를 1분기에 거둬들였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모처럼의 증권가 호실적이 2분기에도 지속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실적 개선 분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시선이 있는가 하면, 실적 감소 또한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 당기 순이익은 976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86.5% 급증했다. 이는 2009년 1분기 이래 분기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채권 관련 이익이 2조34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무려 40%(5807억원) 가량 급증했고, 수탁 수수료 수익은 16.2%(1398억원) 증가한 1조37억원으로 집계됐다. 초저금리 기조에 시중 금리가 낮아진 가운데, 증권사들의 보유 채권 평가 이익이 급증한데다 주식거래대금까지 증가한 것.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개 분기 만에 3배 가까이 급상승했다. 증권 회사들의 ROE는 작년 4분기 0.8%에서 올해 1분기 2.3%로 높아졌다. 또 전체 58개사 증권사 중 흑자를 기록한 회사는 50개사로 전기 대비 9개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1%대 저금리 시대의 장기화가 예상됨에 따라 투자 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IBK투자증권은 기준금리가 연내 1.5%까지 추가로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실적 추정 기관수가 3곳 이상인 증권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171.84% 급증한 4947억원일 것으로 관측했다. 순이익은 4042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75.47%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증권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달 초의 4182억원에서 최근 4947억원으로 높아졌다. 순이익 전망치도 3449억원에서 4042억원으로 상향조정됐다. 반면 실적 추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도 있다.
한편 낙관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금리 추가 인하가 가시화 되지 않을 경우 실적 개선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것이다. 수익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기매매 이익은 금리 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변동하기 때문이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5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 ‘경기 개선 신호’를 언급했다”며 “금리 인하 기대감이 희석되면서 증권업종 실적 개선 기대감이 꺾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사들은 금리 상승에 대비해 자금 회수 기간인 듀레이션을 연초 대비 줄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식시장에서도 승승장구하던 증권주 주가도 한풀 꺾였다. 금통위가 지난달부터 2달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증권업종지수가 반락한 것이다. 증권업종지수는 지난달 14일 1만5850포인트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1만2850포인트까지 내려왔다.
한편 올해 1분기 국내 증권사 순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임직원 보수도 덩달아 늘었다. 19일 자산총계 기준 국내 20대 증권사(3월 결산 신영증권 제외)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한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에 임원 1인에게 지급한 평균 보수는 작년 동기의 7622만원에서 8696만원으로 약 1074만원 늘었다. 현대증권(8900만원)의 지급액이 가장 크게 늘었고, 한국투자증권(6165만원), 미래에셋증권(5600만원)이 뒤를 이었다. KB투자증권(3411만원), 교보증권(3009만원), 한화투자증권(2547만원), 유안타증권(2200만원) 등도 평균 증가액을 웃돌았다.
김수식 기자 mynamess@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