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
은행 ‘취업문’ 대폭 확대 과감
정부 ‘일자리 창출’ 적극 수용

(금융경제신문 박민지 기자)은행원이 될 수 있는 길이 넓어졌다. 정부에서 ‘일자리 창출’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지금, 은행권이 시장의 수요를 받아들여 신입사원 채용의 정원을 과감하게 늘린 것이다.
올해 은행들은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2배나 늘렸다. 그러나 고졸ㆍ장애인고용에 있어 다른 업권보다는 상대적으로 채용이 미미하다. 업계는 금융권채용의 경우 ‘전문적 영역’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당국은 ‘실무형 인재’가 될 수 있다는 엇갈린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은행권이 올해 채용 규모를 두 배 가까이 확대하면서 취업준비생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었다. 우리은행은 올해 채용인원을 2배 늘렸다. 기업은행의 경우에도 대졸 채용 인원을 지난해 220명의 2배 가까운 수준인 400명으로 늘렸다. 또한 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 200명의 일반직 신입행원을 뽑을 계획이다.
아울러 신한은행도 마찬가지로 올 상반기에 작년보다 약 두 배 많은 120명을 채용한다. 신한은행은 하반기에 일반직 230명을 추가로 뽑을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올해 400여명의 일반 정규직 신입행원을 뽑을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대졸 신입 채용 규모는 대폭 확대됐지만 고졸 채용 규모는 전년 수준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감소했다. 특히 그간 고졸채용에 앞장섰던 국책은행들마저 채용 규모를 줄이면서 금융권 고졸 채용은 위축되는 모습이다.
KDB산업은행은 2012년에는 120명까지 채용하던 고졸채용인원을 지난해에는 15명까지 줄였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를 채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은 고졸채용을 2012년 85명까지 규모를 늘렸으나 지난해에는 38명을 뽑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경우 금융전문인력을 필요로 하는 곳이므로 금융지식을 포함해 경제흐름을 이해할 인재가 필요하다”며 “고졸출신 지원자들은 텔러 정도의 업무에 적합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올해 고졸채용을 확대해 70명 규모로 뽑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우리은행 역시 고졸채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시중은행은 고졸자에게만 인색한 것은 아니다. 장애인 고용도 지지부진 한 것. 정부가 규정한 장애인의무고용비율 2.7%도 달성하지 못해 장애인고용부담금을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한은행은 할당된 353명 중 223명만 채용했다. 이에 신한은행은 21억4718만원의 고용부담금을 납부했다.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권의 수익성 악화로 구조조정의 칼바람까지 몰아치면서 장애인고용채용을 확충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했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서도 장애인채용에 아주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금융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이라는 특수성을 고려 해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증권
불황 탓 정규직 명퇴 증권사
계약직은 대폭 늘려 대조적
(금융경제신문 김수식 기자)지난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정규직 직원을 줄이고 계약직 직원 채용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20대 증권사(자본총계 기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와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작년 말 기준 전체 직원 대비 계약직 비중은 2013년도 14.5%에서 17.6%로 3.1%포인트 증가했다. 20대 증권사의 전체 직원수가 3만2415명에서 3만29명으로 2386명 줄어든 가운데, 계약직 직원이 4684명에서 5287명으로 603명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정규직은 2만7401명에서 2만4461명으로 3000명 가까이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중소형 증권사의 계약직 비중이 더 많이 늘었다. 특히 HMC투자증권의 계약직 비중은 재작년 17.2%에서 작년 31.4%로 배 가까이 늘었다. 작년에 구조조정을 하면서 250여명이 희망퇴직한 가운데, 이중 일부를 연봉사원으로 다시 채용하면서 계약직 비중이 커졌다.
HMC투자증권 관계자는 “희망퇴직 신청자 중 일부가 전문 계약직으로 재입사했고, 필요에 따라 애널리스트와 투자은행(IB) 업무 경력자 등 전문 직종을 경력 사원으로 추가 채용하면서 계약직 비중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문 직종은 대부분 정해진 급여보다 성과에 따라 연봉을 받는 것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KB투자증권은 계약직 비중이 지난해 21.4%로 전년도 보다 10.9%포인트 늘어 증가폭이 두 번째로 컸고, 메리츠종금증권이 9.8%포인트 증가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계약직 비중이 66.0%로 20대 증권사 중 가장 높았다. 영업 부문을 강화하면서 관련 인력을 모두 연봉 계약직으로 선발했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32.4%), 하나대투증권(28.1%), 동부증권(27.4%), 키움증권(26.6%), NH투자증권(22.7%) 등도 계약직 비중이 큰 편이었다.
반면 신영증권은 계약직 비중이 1% 수준에 불과했다. 신영증권 계약직 비중은 재작년(0.8%)보다 소폭 늘었지만, 전체 605명 중 단 8명(1.3%)이 계약직이어서 20대 증권사 중 그 비중이 가장 작았다. 이외에 미래에셋증권(3.6%), 유안타증권(6.6%), 삼성증권(7.1%), 한화투자증권(7.2%)도 계약직 비중이 비교적 낮았다.
한편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물론 기업분석 리서치어시스턴트(RA)는 이공계 출신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흥국증권은 지난달 29일 주익찬 상무를 신임 리서치 센터장으로 임명했다. 주 센터장은 아이엠투자증권에서 항공ㆍ운송 분석 업무를 담당해왔다. 그는 서울대학교 항공우주학과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포드대학에서 같은 전공 석ㆍ박사를 취득했다.
정창원 노무라금융투자의 리서치센터장도 연세대학교에서 생화학을 전공한 이공계 출신이다. 김성인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상무는 서울대학교에서 산업공학 석사를 마쳤다. 그는 현재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해 IT업종을 커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리서치업계에서 이공계 출신 애널리스트는 IT, 건설, 화학을 비롯해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며 “이는 기업 특성상 일반 문과 출신으로 이해할 수 없는 전문용어, 사업 등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보험
보험사, 장애인 고용 부족 쓴소리
수익악화ㆍ구조조정 영향 하소연
(금융경제신문 최진영 기자)의무고용 미달 생보사 12곳 달해 명퇴바람속 채용확대 가능성 희박 지난해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3년 의무고용기관의 장애인 고용률은 2.48%로 상승해 장애인의 사회진출은 점차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보험사 중에서 장애인 고용률이 현저히 낮아 명단 공표 대상에 포함된 기업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반면 보험업계는 불황으로 채용규모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며 구조조정으로 업계에 속한 노동자들도 떠나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연유로 올해 장애인 의무고용을 위한 확정적 계획은 아직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민간기업이 장애인을 의무적으로 고용해야하는 비율은 2.7%로 2012년의 2.5%에 비해 0.2%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2013년 기준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체 2만6473곳에서 근무하는 장애인근로자수는 11만9834명으로 2.39%로 의무고용비율에 못 미친다.
그 중에서도 PCA생명보험은 겨우 1명을 고용해 0.27%였으며 라이나생명보험은 2명으로 0.37%다. 심지어 누구나 풍요롭고 건강하고 평등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로 운영되는 삼성생명공익재단마저도 의무고용비율을 지키지 않고 있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5634명의 근로자가 있으며 의무고용비율에 의해 140명의 장애인을 고용해야 하지만 15명(0.27%)에 그쳤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현대라이프손해사정과 흥국화재해상보험이 각각 0.54%와 0.82%로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불명예를 안은 바 있다.
의무고용비율을 채우지 못한 기업은 1인당 월 약67만원의 부담금이 발생하지만 올해 장애인 채용계획에 대해 확정적인 생보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는 난처한 입장이다. 수익성 악화가 점점 확대되는 상황에서 선뜻 신규 채용을 늘릴 수 없고 구조조정ㆍ희망퇴직 등 인력 감축을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해 하반기 신규채용은 가뭄에 콩 나듯했다. 신규채용만을 위한 형태로 채용계획을 발표하고 진행했던 기업은 전무했으며 오히려 대규모 감축을 단행했다.
지난해 말 국내 생보사 보험설계사 수는 13만1825명으로 전년 대비 1만2967명이 줄었다. 특히 ‘빅3’인 삼성ㆍ한화ㆍ교보생명에서만 5000여명이 감소했다.
생보사 관계자는 “현재 장애인채용관련 진행되고 있는 내용은 없다”며 “채용시에는 우선 대상으로 장애인을 항상 고려하고 있다”고 표명했다.
김수식 기자 mynamess@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