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구조조정속 '고배당' 빈축
은행권, 구조조정속 '고배당' 빈축
  • 박민지 기자
  • 승인 2015.04.08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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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은행, 적자 불구 본사에 수천억대 배당금
경영진 수십억대 보수 ‘잇속챙기기’ 행태도 눈살

(금융경제신문 박민지 기자)최근 은행권 수익성 악화문제가 심화되면서 점포 수 줄이기 등 다방면에서 시중은행을 살리고자하는 움직임이 있다.

이 와중에도 외국계 은행들은 여전히 본사에 고액 해외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업계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영업점 56곳이 문을 닫았고 직원 650명이 희망 퇴직했다. 그러나 수익이 반토막 났어도 2100억원을 배당금 등으로 미국 본사에 보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비용 절감을 이유로 2013년부터 총 61개의 국내 영업점을 폐쇄했고, 지난해 초에는 15년 이상 근속한 200여명의 직원들을 해고했다. 지난해 8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냈지만 영국 본사에 1500억원을 중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점포와 직원을 삭감하면서까지 번 돈을 해외 본사로 고스란히 보낸 셈이다.

업계에서는 외국계 금융사들의 적법한 배당을 막을 수는 없지만, 과도한 배당은 적절히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배당금의 명확한 사용처를 요구하고 있으나 여전히 외국계 은행은 정당한 금액이라며 고배당 정책 유지를 고수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해 말 나이스신용평가는 씨티은행과 SC은행의 신용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등급으로 낮췄다. 아울러 SC금융은 지난해 79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고 주력 자회사인 SC은행 또한 지난해 64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씨티은행도 실적이 감소한 것은 마찬가지다.

SC은행 관계자는 “적자의 여부와 배당은 무관하다”며 “그해 손익에 배당은 영향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고액연봉을 챙기는 금융사 경영진들의 염치없는 행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씨티은행은 지속적인 실적악화 속에서도 지난해 하영구 전 은행장에게 근로소득 25억원과 퇴직금 46억원 등 총 71억원의 보수를 챙겨줘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특히 대규모 구조조정 속에서도 지난해 리처드 힐 전 SC은행장은 급여와 상여금, 복리비용 등 명목으로 총 27억원 보수를 챙겨, 금융권 CEO 중 최고 수준의 연봉을 과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백명의 직원을 한꺼번에 해고하면서도 주주와 CEO는 과도한 대가를 챙기는 관행에 대한 비난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박민지 기자  pmj@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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