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신문 김수식 기자)대신경제연구소가 롯데쇼핑과 삼성전기, 락앤락 등 일부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기관투자자들이 의결권 행사시 반대의견을 낼 것을 권고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구조지배, 산업 내 영향력, 시가총액, 기관투자자가 지분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한 400개 상장사 중 126개사의 주주총회 의안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대신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26개사 중 KCC, 한진해운 등 7개사를 제외한 119개사의 ‘재무제표 및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승인의 건’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했다. 119개사의 전체 배당성향은 24.1%로 지난해 19.5%에 비해 증가했다. 특히 이날 롯데쇼핑, 삼성전기, 락앤락 등에 대해 주목해야 할 기업으로 꼽았다.
정성엽 대신경제연구소 팀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11개사의 이사를 겸직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이사로서의 충실한 의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지침에 따르면 6~9개사의 이사를 겸직할 경우 과다겸직으로 간주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롯데쇼핑은 지난해에 비해 배당금액이 확대되기는 했지만 주주환원 차원에서 보면 여전히 배당성향이 낮다고 평가했다. 롯데쇼핑의 배당성향은 지난해 7.2%에서 올해 10.8%로 소폭 증가했다.
정 팀장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음에도 배당을 늘린다는 것은 다수의 주주들을 위한 배당성향 확대라기보다 대주주에게 배당수익을 몰아주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전했다.
지난해 삼성SDS 주식을 저가로 매입한 삼성전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팀장은 “삼성전기가 보유가고 있던 삼성SDS 지분을 구주매출했을때 공모가가 19만원이었는데 이는 장외시장(K-OTC)에서의 35만원보다 훨씬 낮은 가격”이라며 “주주들의 입장에서 볼 때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락앤락은 2014년도 주당 배당금을 150원으로 결정해 2013년 100원 대비 증액했지만 지난해 주가가 54% 하락해 주주들을 달래기 충분치 않다는 판단이다. 신규 선임예정인 사내이사의 전문성과 이사보수한도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정 팀장은 “배당금은 213억원으로 전년대비 166% 증가했지만 지난해 주가 수익률이 -50.4%에 달했다”며 “ROE는 전년 대비 상승한 만큼 배당 성향이 더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주주총회에서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이사 선임 후보에 정부 고위 관료 출신 및 법관(검찰) 등 경력을 보유한 이사 후보 선임이 다수 상정되는 점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최근 대주주의 경영권 강화차원에서 진행되는 지배구조 변화(지주사) 과정에서 계열사간 지분변동 등이 해당 기업의 기업가치 훼손에 관여한 이사의 재선임 안이 상정되는 점도 논란거리다.
주총 안건 공개 시점도 너무 늦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4일 기준으로 주총 소집을 결의한 12월 결산법인들은 평균 주총 28.4일 전에 소집을 결의했다. 그러나 주총의 세부안건이 공개되는 소집공고는 평균 주총 18.9일 전에 공고됐다.
문정업 대신경제연구소 대표는 “최근 주식시장에서 대표이사의 잘못된 의사결정이나 과소 배당으로 주주가치가 하락하는 일이 나타나고 있다”며 “기관 투자자와 소액주주가 의결권을 제대로 행사해 주주가치가 향상되고 기업 지배구조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의안분석과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김수식 기자 mynamess@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