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업 대부업체 ‘공격마케팅’ 주요인
(금융경제신문 박경린 기자)저축은행의 가계 대출 증가세가 가파르다.
가계의 저축은행 가계 대출 증가세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처음이며, 저축은행업에 뛰어든 대부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이유로 꼽힌다. 저축은행 사태 이후 5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는 증가세에 더불어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7개월 만에 1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조642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월 대비 3.4%(3316억원) 늘어난 규모다. 저축은행의 가계 대출은 예금취급기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은행은 1.2%였고 신용협동조합(0.8%), 새마을금고(0.7%), 상호금융(0.5%)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6월 말 8조8129억원을 저점으로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한 것. 이 기간에만 1조2513억원이 늘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처음인 저축은행 가계 대출 증가세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부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유로 꼽는다. 아프로서비스그룹과 에이앤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는 예주, 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해 지난해 7월부터 OK저축은행과 OK2저축은행이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다른 대부업체인 웰컴크레디라인이 인수한 예신저축은행은 지난해 5월부터 웰컴저축은행으로 상호를 바꿔 영업을 개시한 바 있다.
문제는 이들 저축은행의 가계 대출 이자 상한이 연 34.9%인 대부업체와 다르지 않을 정도로 고금리 이자라는 데 있다. 실제로 최근 3개월간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의 가계신용 대출(신규취급액 기준) 중 연 25~30%의 고금리가 적용된 대출의 비중은 각각 99.0%와 98.1%에 달했다.
기존 저축은행 가운데 가계신용 대출의 절반 이상이 연 30%대 금리인 곳들도 있다. HK저축은행은 30%대의 고금리 대출 비중은 54.9%를 차지했으며, 모아(86.5%), 스마트(80.9%), 현대(75.9%), 고려(57.7%) 등도 절반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1060조원을 넘는 전체 금융사의 가계 대출(가계신용 기준) 중 저축은행의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저신용자를 상대로 고금리 신용대출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 잠재 위험요인 등을 모니터링해 나갈 계획이다.
박경린 기자 pgr@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