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신문 박경린 기자)금융감독원이 그동안 자살보험 재해특약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모르쇠로 일관해 온 생명보험회사들에 대해 29일 특별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날 자살보험금 미지급 관련 서면자료 분석 작업을 마친 데 이어 미지급 건수가 적은 보험사에 대한 서면검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미지급 건수가 많은 대형사의 경우에는 늦어도 내달 하순까지 현장에 검사 인력을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징계를 받은 ING생명을 제외하고, 면책기간 종료 후 피보험자가 자살할 경우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겠다는 약관이 포함된 상품을 판매한 16개 생보사를 중심으로 서면조사가 이뤄졌다. 16개 생보사 중 8~9곳은 미지급 건수가 적은 회사, 3~4곳은 미지급 건수가 중간 수준인 회사, 3~4곳은 미지급 건수가 많은 회사로 나뉘었다.
금감원은 이같은 분류 작업을 바탕으로 12~13곳은 현장검사가 아닌 서면검사만으로 검사를 진행키로 했고, 나머지 3~4곳은 서면검사 진척 경과를 고려해 내달 중순 또는 하순에 검사 인력을 현장에 파견할 방침이다.
다만 이번 검사 결과에 따른 조치는 ING생명의 행정소송 경과를 지켜보며 내린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ING생명이 행정소송에 나설 경우 일단 응소하고, 소송 결과가 나온 후에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 행정소송 시한은 내달 27일까지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살보험금 미지급 담합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ING생명을 방문해 보험금 지급업무를 담당하는 계약관리부를 중심으로 자살보험금 미지급 담합 여부 현장조사에 나선 바 있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현재 미지급된 자살사망보험금은 2179억원으로 집계됐다. 미지급된 보험금은 외국계보험사 907억원, 대형사 859억원, 중소형사 413억원 순이었다. 업체별로는 ING생명이 653억원(471건)으로 미지급 보험금이 가장 많았고, 삼성생명 563억원(713건), 교보생명 223억원(308건) 등이 뒤를 이었다.
박경린 기자 pgr@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