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리츠종금증권의 아이엠투자증권 인수가 성공리에 마무리되며 매각을 희망하는 중소형증권사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사진은 메리츠종금증권의 아이엠투자증권 인수 계약 체결식 모습.
메리츠종금증권이 아이엠투자증권을 1710억원에 인수하며 자기자본 1조원을 확보하게 됐다. 이로써 메리츠종금증권은 단숨에 10대 증권사로 올라선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15일 예금보험공사와 솔로몬저축은행 파산재단 등이 보유하고 있는 아이엠투자증권 지분 52.08%를 171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메리츠종금증권의 자기자본은 7565억원, 아이엠투자증권은 3748억원이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자본 규모는 1조1313억원에 이른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 등 주식취득 승인 이후, 아이엠투자증권의 경영권을 최종 인수하게 된다.
2008년 2월 솔로몬저축은행 등 16개사는 SM&파트너스를 통해 아이엠투자증권(옛 솔로몬투자증권)의 대주주가 됐다. 예금보험공사는 2012년 5월 솔로몬저축은행 영업정지 이후 투자자들의 동의 하에 아이엠투자증권 지분매각을 추진했다.
지난해 매각이 한 차례 무산됐던 아이엠투자증권은 같은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증권사 M&A 촉진 방안에 따라 예비입찰에 7곳이 참여하며 관심을 끌었다. 이번 매각이 마무리 되면 중소형 증권사 간 M&A 첫 성공사례가 된다.
현재 대형증권사와는 달리 중소형증권사의 경우 M&A 시장에서 그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난항을 겪고 있다. 리딩투자증권은 유일프라이빗에쿼티(PE)투자와 홍콩계 SC로위 컨소시엄과 매각 협상을 벌였지만 사실상 무산됐다. 이트레이드증권도 지난해 말 최대주주인 G&A 프라이빗에쿼티가 지분 매각을 잠정 보류한다고 밝힌 후 매각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두산그룹 계열사인 BNG증권은 아예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메리츠종금증권과 아이엠투자증권의 M&A가 향후 중소형증권사 M&A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일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인수가 마무리 되면 향후 증권사간 M&A 활성화의 기폭제가 돼 금융투자업의 경쟁력 제고 및 선진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7일 금융위원회는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합병을 최종 승인하며 국내 최대 증권사가 새롭게 탄생했다. 두 증권사가 하나로 합쳐지면 자기자본도 4조3000억원에 이르며, 종전 1위인 KDB대우증권(4조원) 위로 우뚝 선다. 삼성증권, 현대증권, 한국투자증권 자기자본은 3조원대다.
합병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에서 M&A를 통해 업계 1위로 성장한 기업은 드물다”며 “이번 합병과 사명 변경 후에도 든든한 자본력과 그동안 수차례의 경험을 바탕으로 추가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최근 통합추진단의 논의를 거쳐 조만간 그룹의 브랜드 위원회를 열어 합병 증권사의 사명을 확정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지주가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하면서 ‘우리’라는 명칭을 3년 후부터 쓰지 못하게 한 데다 주인이 변경된 상황에서 이미지 개선과 새 조직과의 융합을 유도하기 위해 사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새로운 사명은 ‘우리’나 ‘우투’를 제외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두 증권사는 합병기일을 오는 12월 30일로 잡고 있다. 통합 출발을 앞두고 두 회사 모회사인 NH농협금융지주는 이보다 앞서 초대 사장을 선임해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이미 두 회사를 이끌고 있는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사장, 안병호 NH농협증권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수식 기자 mynamess@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