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신문 김수식 기자)대형증권사들이 새 주인을 찾아 비전을 건설하고 있는 반면 중소형증권사들의 인수합병(M&A)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 금융당국이 기업 인수합병 활성화 대책을 내놓으며 증권사 M&A 시장에 활력이 일거라는 기대감이 모아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초라했다.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합병에 성공하고, 동양증권도 대만의 유안타증권 품에 안겨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반면 중소형증권사들은 매각을 보류하거나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매각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리딩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BNG증권 모두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딩투자증권은 유일프라이빗에쿼티(PE)투자와 홍콩계SC로위 컨소시엄과 매각 협상을 벌였지만 사실상 무산됐다. 리딩투자증권은 매각 조건에 직원 일부의 비정규직화가 들어가자 직원들이 지난 7월 노조를 결성하고 맞섰는데 인수자 측에서 부담을 느꼈다고 전했다. 리딩투자증권은 올해 초에도 동화그룹과 매각 협상을 추진했으나 대주주 자격에 문제가 생겨 성사되지 않았다.
이트레이드증권도 지난해 말 최대주주인 G&A 프라이빗에쿼티가 지분 매각을 잠정 보류한다고 밝힌 후 매각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트레이드증권이 꾸준히 순익을 내는 탄탄한 회사라 가격 협상이 쉽지 않다는 것이 걸림돌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두산그룹 계열사인 BNG증권은 아예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BNG증권 인수에 금융정보기술(IT) 전문회사 등이 관심을 보였지만 매각까지 이르지 못했다. 결국 지난 7월 주주총회를 열고 금융투자업 영업의 폐지를 결의하고 현재 투자자 보호 절차를 밟고 있다.
한편 중소형사와는 달리 대형사들의 매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상반된다.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 간 합병 증권사는 연내 업계 1위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동양증권은 이미 유안타증권의 품에 안겼다. 현재 한창 매각작업 중인 메리츠종금증권의 아이엠투자증권 인수는 이달 내 마무리될 전망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현재 가격 협상 과정에서 큰 이견이 없어 조만간 협상이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증권은 현재 잠재 매수자들이 실사를 하고 있다. 현대증권 인수전에 뛰어든 중국의 푸싱그룹과 국내 사모펀드인 파인스트리트, 일본 금융그룹 오릭스 등 3곳이 현재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주간사를 맡은 산업은행은 오는 27일 현대증권 인수와 관련한 본 입찰을 추진해 연내에 매각을 매듭지을 계획이다.
김수식 기자 mynamess@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