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들의 2010년 4분기 이익 전망이 낮아졌다. NH투자증권은 기존 이익전망을 8.9% 하향 조정하면서 충당금비용 및 일반관리비 등 비용 증가와 NIM(순이자마진) 상승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를 이유로 지적했다.
충당금비용과 일반관리비의 증가는 4분기의 계절적 특징으로 기존 전망치에 일부 반영되어 있었는데, 부실채권 감소 노력에 의해 추가적 충당금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았다.
다만 하나금융이 유일하게 이익전망치가 상향 조정되었으나 이는 하나대투증권 건물매각이익 발생 때문이며 실질적으로 펀더멘털 개선에 의한 것은 아니다.
KB금융은 이익전망을 낮추지는 않았으나 이는 기존 전망치가 -2,840억원으로 충분히 낮았기 때문.
이밖에 타 은행주 이익전망치는 모두 낮춰졌는데, 기업은행이 3.6% 하향돼 조정폭이 가장 작았다.
NH투자증권은 또 4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금융위기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었던 전년동기 대비로는 27% 증가하나 전분기 대비 33% 감소한 수준으로 내다보았다.
하나금융이 일회성 이익에 힘입어 전분기대비 이익증가가 예상되는 점을 제외하면 기업은행이 전분기 대비 이익 감소율이 가장 작은 양호한 실적이 엿보이고 KB금융은 퇴직비용 등 일반관리비 증가로 적자전환할 전망이다.
한편 NH투자증권은 올해 낮은 대출증가율 하에서 가계대출 중심으로 은행권의 경쟁이 심화될 가능이 크다고 진단했다. 대출증가율이 회복되는 환경에서 새로운 경영진에 의해 새 출발하거나 부실자산 정리 이후 새롭게 영업력 강화가 강조되는 분위기여서 은행 간 외형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대출 증가 경쟁의 주무대는 가계대출 부문이 될 것으로 보았다. 이미 2010년 4분기말부터 은행 간 대출증가 노력이 가시화되었는데, 4분기에는 가계대출, 특히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하락폭이 커졌다는 것.

또 중소기업대출 가산금리도 하락하고 있으나 가계대출보다는 하락폭이 작았다.
NH투자증권 김은갑 애널리스트는 “2011년 기준금리 인상폭이 미지수이나 100bp 정도가 일반적 예상 수준”이라며 “대출경쟁시 NIM 상승폭은 이론적 수준인 15~20bp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출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건을 가진 은행주로는 기업은행(024110)과 하나금융(086790)을 지목됐다.
즉 가계대출 중심의 대출경쟁시 대형 은행주 중 상대적으로 수익성 악화 부담이 작을 것으로 보이는 은행은 기업은행(투자의견·매수, TP·21,600원)과 하나금융(매수, 53,200원)이라는 것. 기업은행은 대출경쟁이 심화될 영역인 가계대출 비중이 낮아 대출경쟁에 의한 수익성 악화 부담이 작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미 2009년, 2010년 대출을 크게 확보해 놓아 성장성보다는 수익성 관리를 중요시할 여건이 된다. 김 애널리스트는 기업은행에 대해 “2011년 대출증가율이 낮아지고 수익성 관리에 힘쓴다면 높이 평가할 전략적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또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 후 성장보다는 통합작업이 우선시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정 수준 수익성에 압박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적극적으로 외형성장을 추구하는 경우에 비해서는 수익성 악화 부담은 작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하나금융에 대해 “기업은행처럼 기업대출에 집중된 구조는 아니기 때문에 타 은행의 공격적 영업시 가계대출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다소 경쟁을 해야 하므로 기업은행보다는 경쟁노출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승룡 국장 chosyng@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