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보험사에 대한 경영건전성 감독 강화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9일 경영실태계량평가와 스트레스테스트 등 상시감시 활동을 강화해 지급여력비율이 권고기준인 150% 이하로 하락한 보험사는 경영개선계획을 수립토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또 경영개선계획 이행실적이 미흡하거나 경영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현장검사 및 정밀 경영진단을 실시해 경영개선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09년 3월 말 이후 보험업계의 지급여력비율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국내 53개 생명·손해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이 288.7%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보험감독법규에서 정하고 있는 지급여력 최소기준인 100% 이상을 넘긴 것으로 자본적정성이 양호하다는 것이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회사의 자기자본을 자산운용리스크, 보험리스크 등 위험에 대응할 때 필요한 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의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를 뜻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둘 다 지급여력비율이 올랐다.
생보사는 8.9%p 오른 280%를 기록했으며 손보사는 8.4%p 오른 311.6%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2010회계연도 중 실물경기 회복, 주식시장 상승 지속 등에 따른 투자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며 “감독당국이 경영진 면담 등을 통해 보험회사가 증자 등 경영 개선계획을 수립해 총 1조437억원의 자본 확충을 하도록 유도한 것이 보험회사의 지급여력비율 상승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같이 보험회사의 전반적인 경영건전성은 양호하나 국내 부동산경기 회복 지연,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 등 대내·외적인 시장불안요인과 함께 일부 보험회사의 외형확대 전략 등으로 향후 보험회사 경영건전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감독원은 경영실태계량평가, 스트레스 테스트 등 상시감시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험사들은 금융감독원의 감독 강화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의 지나친 감독 강화가 경영간섭과 영업활동 등을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금감원에서 발표한 지급여력비율을 보면 금감원 권고기준에 미달하는 곳은 없다”며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는 알지만 지나치게 감독을 한다면 제대로 영업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금감원 권고기준을 지키지 못한 곳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제재를 하면 되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피감독 기업으로써 금감원이 감독 강화에 나선다고 하는 것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이 아니다”며 “금감원이 감독을 한다고 하면 거기에 맞춰야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저축은행 감독 부실로 비판을 받고 있는 금융감독원이 보험사 등 다른 금융회사들을 상대로 군기잡기에 나서고 있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나영 기자 lny@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