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과 SC제일은행 노조가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SC제일은행 노조는 지난 달 30일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는 하루짜리 파업을 단행, 전체 직원 6500여명 가운데 2500여명이 파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SC제일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노조 측은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 직원들의 연봉삭감과 함께 고수익 상품을 팔아야 되기 때문에 금융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팔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SC제일은행 김재율 노조위원장은 “사측은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해 노조와 어떤 논의도 없었다”며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 성과를 못낸 직원은 최대 45%까지 임금이 삭감된다. 이러한 악조건이 나중에는 고객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간의 과당경쟁은 물론 성과를 내야 되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고수익 상품을 팔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금융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팔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사측에 성과연봉제에 대해 공개토론회를 개최하자고 제안했지만 사측이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은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고 있다”며 “시대적 흐름에 따라 은행권 최초로 SC제일은행이 성과연봉제를 도입, 시행하는 것”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이어 “SC제일은행이 선두은행이 아니기 때문에 쇄신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SC제일은행의 대주주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먹튀논란이 대두되면서 노사 간의 대립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C제일은행은 2008년부터 지금까지 부동산(연수원, 합숙소, 지점 등 35건)을 3000억 넘게 매각해 이득을 취했으며 순이익의 60%가 넘는 금액을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로 보낸 것이 드러나 주주배당 논란이 붉어진 바 있다.
SC제일은행은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에 2009년에는 순이익 4300억중에 2500억(58%)을 배당했고 지난해 2010년에는 3220억 중에 2000억(62%)을 배당했다.
원래 은행법상 은행은 동일인 지분한도가 최고 33%로 제한되고 있으나 SC제일은행은 50% 넘게 고배당을 해왔던 것.
이와 관련해 SC제일은행 노조는 “부동산을 3000억 넘게 매각했으나 매각대금에 대한 재투자가 분명하지 않으며 매각과정에서도 의혹이 제기된다”며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됐으나 아직까지 해명이 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 SC제일은행 노조는 “2일 SC제일은행 임원들이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안다. 이르면 내일이나 늦어도 다음 주까지는 회사측과 만나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며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기간별(3~4일 간격) 또는 영국 증권거래소 앞에서 시위를 하는 등 추가적인 파업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노조는 무조건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먼저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해 동의하고 그 아래 세부적인 내용은 서로 협의를 통해 조율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나영 기자 lny@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