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신문 김사선 기자)국내 증권사들이 주가 하락과 거래 감소, 채권 손실 등의 악재로 수익성이 급감하면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정작 경영진 등 등기이사 보수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눈총을 받고 있다.
실적부진을 이유로 직원수를 줄여 인건비 절감에 나선 것과 달리, 정작 경영진은 급여를 더 챙겨간 셈이다.
또 자산규모 10대 증권사들의 올 2분기(2013 회계년도 1분기) 생산성이 전년보다 25% 이상 감소했다.
증권업계와 CEO스코어에 따르면 10대 증권사 등기이사의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평균 보수가 1인당 1억5870만원에서 1억6550만원으로 4.3% 늘었다. 10곳 중 6곳이 등기이사 급여를 소폭 줄였지만 나머지 4곳의 증가폭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았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올 2분기에 1억3900만원을 챙겨 지난해 같은 기간 6800만원에 비해 104.4%나 급여가 늘었다.
한국투자증권 김남구 부회장과 김주원 지주사 사장, 유상호 증권 사장은 2분기 평균 보수가 지난해 1억9900만원에서 올해 3억4300만원으로 72.5% 증가했다.
또 미래에셋증권의 조웅기ㆍ변재상 사장이 평균 7000만원에서 7700만원으로 10%, 삼성증권의 김석 사장과 안종업ㆍ임영빈 부사장도 평균 1억9300만원에서 2억300만원으로 5.2% 증가했다.
반면 대신증권 임원 보수는 2억원대에서 1억원대로 38.3% 줄었고, 우리투자증권과 하나대투증권도 18~19% 감소했다.
또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10대 증권사의 직원 평균 급여는 지난해 2분기 1825만원에서 올해 2분기 1842만원으로 1% 증가했다.
하나대투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대우증권 등 6곳은 최저 1.2%에서 최고 35.1% 급여가 늘었다.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감소율이 16%대를 기록했고,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은 각각 9.6%와 0.6% 줄었다.
또 직원 1인당 생산성은 44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90만원보다 25.4% 감소했다. 이는 구조조정으로 총 직원수가 2만5000명에서 2만4910명으로 3.2% 감소했지만 순이익(별도 재무제표)이 지난해 2분기 1508억3900만원에서 올 2분기 1085억4400만원으로 28%나 감소한 탓이다.
직원 1인당 생산성이 가장 좋았던 곳은 한국투자증권이고, 가장 부진한 곳은 현대증권으로 조사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생산성이 지난해 700만원에서 올해 1910만원으로 172.9% 증가했다. 순이익이 186 원에서 501억원으로 169.5% 늘어나고 직원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2600명 선을 유지한데 따른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이 910만원, 신한금융투자가 800만원, 하나대투증권이 650만원, 삼성증권이 39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우리투자증권이 270만원, 대신증권이 220만원, 대우증권이 130만원, 동양증권이 120만 원을 기록했다.
현대증권은 10대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내며 1인당 생산성이 마이너스 750만원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보다 생산성이 늘어난 곳은 한국투자증권을 포함해 신한금융투자(48.1%), 하나대투증권(33.3%), 미래에셋증권(9.6%) 등 4곳에 그쳤다. 나머지 6곳은 생산성이 감소했고, 특히 현대증권은 475%나 쪼그라들었다.
김사선 기자 bankworld@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