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민영화 ‘금융권 지각변동’
우리금융 민영화 ‘금융권 지각변동’
  • 김사선 기자
  • 승인 2013.07.01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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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인수, KB ‘신중’ 교보생명 ‘급부상’
KB, 막대한 시너지 불구 인력 구조조정 난제
교보, 종합금융그룹 큰 꿈…자금력 의문부호
 

(금융경제신문 김사선 기자)우리금융의 민영화 일정이 제시되면서 인수전이 치열해 질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수 주체에 따라 금융권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산규모 266조원의 우리은행을 거머쥘 새 주인의 성격에 따라 은행권의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우리은행 인수 후보군 몇 곳이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유력한 후보를 꼽기 어려운 그야말로 ‘안갯속’이다.

자산 266조 국내 2위 은행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말 기준 총자산 266조원, 당기순이익 1조4479억원으로 KB국민은행에 이어 국내 2위 은행이다. 누가 인수하든 단숨에 대한민국 대표 은행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다.

KB금융지주가 가장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되고 있으며 교보생명, 한국금융지주, MBK파트너스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KB금융지주는 최근 우리은행 인수에 소극적인 자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많다. 총자산 266조원, 자기자본 18조5000억원, 임직원 1만4547명, 점포 1008개 규모의 우리은행을 인수하면 ‘리딩뱅크’의 자리를 확고히 굳힐 수 있지만 메가뱅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국민은행과의 영업점 통ㆍ폐합, 인력 구조조정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합쳐질 경우 직원수는 4만여명, 점포수는 2000여개에 달할 전망이다. 중복 점포도 많아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지만 노조의 반발이 불보듯 뻔해 구조조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일정 기간 동안 투-뱅크 체제를 유지하는 절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합병을 통한 시너지를 얻지 못하고 내부 분열과 갈등으로 경쟁력만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지난달 25일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KB지주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취임한 뒤 검토해서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임 내정자가 취임 초반에는 우리은행 인수를 검토하다가 과도한 기업여신과 중복되는 점포 등을 이유로 전임 어윤대 회장처럼 인수전에서 발을 빼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돼온 KB금융의 입장이 소극적인 반면 교보생명은 우리은행 인수전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교보생명은 최근 우리은행 인수를 위한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 2011년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당시 보고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금융권은 자산규모가 70조원에 불과한 교보생명이 자기보다 3배 이상 덩치가 큰 우리은행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은 사모펀드 등을 재무적투자자(FI)로 유치해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면 실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교보생명은 우리은행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국내외 투자자 유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이 우리은행을 인수할 경우 은행, 카드, 보험, 저축은행 등 금융권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은행 인수, BSㆍDGB 접전

경남ㆍ광주은행 등 지방은행 계열 비교적 순조롭게 인수자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은행은 BS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 광주은행은 J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중국공상은행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경남ㆍ광주은행 인수전은 지역정서와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면서 매각작업에 난항이 예상된다. 경남ㆍ광주 지역 경제계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지역 환원론’을 들고 나온 가운데 지역 정치인이 가세하면서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는 우선협상권 부여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요구하며 경남ㆍ광주은행의 지역환원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금산분리 원칙 및 지역금융과 지역상공업간 유착 등의 이유로 지역 상공인에 지방은행을 넘기는 것에 부정적이다.

경남은행은 현재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어 인수 경쟁은 매우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두 은행간 자존심을 건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하는 등 벌써부터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경남은행을 인수할 경우 단숨에 지방은행 맹주로 도약할 수 있어 물러설 수 없는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BS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는 지난달 26일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 발표 직후 경남은행 인수참여를 공식화하고 인수전략과 자금마련, 시너지효과 등 세부적인 인수계획 수립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S금융과 DGB금융이 경남은행 인수에 사활을 거는 데는 외형확대와 높은 인수시너지 때문이다. 사실 경남은행은 3월말 현재 총자산이 32조3000억원으로 부산은행(41조 4000억원)과 대구은행(35조4000억원) 둘 중 누가 경남은행을 가져가느냐에 따라 지방은행 업계 1위가 뒤바뀔 수 있다.

그러나 부산ㆍ대구은행 모두 경남은행 인수에 따른 적지 않은 후폭풍을 감내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그동안 BS금융과 DGB금융지주는 각각 부산ㆍ경남과 대구ㆍ경북지역을 주요 기반으로 성장해 왔으며 최근 상대방 안방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등 전통적인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실적과 여ㆍ수신고 등을 둘러싸고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는 BS금융과 DGB금융지주가 경남은행 인수를 둘러싼 경쟁은 그야말로 격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후유증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이 경남은행 인수를 둘러싼 경쟁이 격해져 TK와 PK 갈등으로 번지면 동남권 신공항 입지 논란처럼 정치적인 문제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북은행, 광주은행 인수 적극적

광주은행 인수전도 전북은행과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 대형금융지주사도 거론되는 등 가열되는 양상이다. 7월 1일 JB금융지주로 전환하는 전북은행은 지난 2010년 광주은행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며 인수에 강한 의욕을 불태웠던 만큼 이번에도 광주은행 인수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행의 경우 광주은행과 영업점포가 거의 중복되지 않아 상당한 인수효과를 낼 수 있지만 지역적 반감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광주은행에 관심이 있지만 인수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잡혀있지 않다”면서도 “JB금융지주가 출범하면 인수자금 여력이나 시너지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광주상공회의소가 지역 10개 기업으로 구성한 ‘광주은행 출자자협의회’를 재가동하고 ‘지역환원’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인수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아울러 정부가 외국계 금융사의 인수참여를 허용함에 따라 2010년 당시 광주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중국 공상은행이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도 지방 영업력 강화를 명분으로 광주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대형 금융지주는 일단 정치논리에서 비켜서 있고 인수후에도 독립경영 보장 등이 지방 금융지주 보다 수월하다는 강점이 있어 금융당국도 부담이 적다. 또 대형지주 입장에선 지방에 따로 지점을 설립해야 하는 비용 및 시간 낭비를 막는 한편 향후 우리은행 인수에 대한 부담에서도 한 걸음 물러날 수 있다. 특히 지방은행 매각과정에서 지역적ㆍ정치적 외풍이 거셀 것으로 예상돼 오히려 대형 금융지주로의 인수 가능성이 강하게 거론되고 있다.

우리카드 인수, 업계 1위 좌우

우리카드가 우리은행과 함께 KB금융에 인수될 경우 신용카드업계 또한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자산과 시장점유율은 KB+우리카드가 1위, 카드 이용실적은 신한카드가 앞선다.

지난 1분기 기준 국민카드의 카드자산 12조9000억원과 우리카드의 4월 1일 출범일 기준카드자산 4조2269억원을 보태면 약 17조1269억원이 된다. 이는 신한카드의 카드자산 16조3895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로 신용카드 업계 순위가 뒤바뀐다.

하지만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더한 이용실적은 KB+우리카드보다 신한카드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카드 91조3584억원, 우리카드 29조5600억원을 보태면 120조9184억원이 돼 신한카드 132조5241억원과 11조6057억원 차이가 난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신용카드 시장 점유율은 신한카드가 20.49%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KB카드 14.22%와 우리카드 7.06% 합칠 경우 21.28%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게 된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신용카드 영업 규제를 대폭 강화했고, 경제활동인구 1인당 4.5장의 신용카드를 소유할 정도로 신용카드 시장이 포화 상태인 가운데 자산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KB카드와 우리카드가 합쳐질 경우 신한카드와 1위 자리를 놓고 시장 점유율 경쟁을 치열하게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사선 기자  bankworld@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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