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가 가계대출을 늘리기 위해 대출서비스 접근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험연수원 유진아 연구위원이 23일 발표한 ‘보험회사 가계대출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보험회사의 가계대출은 2001년 말 32조600억원에서 2010년 말 66조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전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0.7%에서 8.8%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최근 은행 및 비은행 예금기관의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한 반면, 생명보험회사의 경우 약관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유진아 연구위원은 은행 및 비은행 예금기관보다 보험회사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낮은 것에 대해 “금융업권별 자산운용 전략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지만 특히 대출 서비스 공급 측면에서의 금융업권별 차이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먼저, 보험사는 대출서비스 접근성 측면에서 은행, 비은행 예금기관보다 불리하다는 것이다.
유 연구위원은 “가계가 대출 금융기관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요인이 금융기관 신뢰도, 대출심사 편이성, 대출서비스 접근성 등인데 보험회사는 대출서비스 접근성 측면에서 은행, 비은행 예금기관보다 불리하다”고 밝혔다.
은행 및 비은행 예금기관의 경우 예금·대출서비스를 중심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대출서비스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한 인프라가 보험회사보다 잘 갖춰져 있기 때문.
두 번째로는 보험사는 대출채권 자산구성에서 대출채권의 비중이 낮다는 것이다.
보험회사의 경우에는 채권, 주식 등 유가증권을 주 자산운용수단으로 활용하고 금융시장이 불안정할 때 대출채권을 보조적으로 활용한다는 것.
실제 보험회사는 총 자산의 약 50%를 채권, 주식 등 유가증권으로 구성해 유가증권 중심으로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약 20%를 대출채권으로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직후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자 보험사는 유가증권 비중을 줄이고 대출채권 비중을 늘렸으나 금융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대출채권 비중을 다시 축소시켰다.
생명보험회사 대출채권 비중의 경우 2007년 말 18.9%에서 2008년 말 19.6%로 증가했지만 2010년에 이르러 다시 16.2%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은행의 경우에는 대출채권 중심으로 자산을 운용하고 금융시장이 불안정할 때 가계대출 비중을 줄인다.
은행은 자산의 약 70%를 대출채권으로 보유하고 있는데 금융위기 발발 직후 대출채권 비중을 2007년 70.2%에서 2008년 67.8%로 줄였고 경기회복에 따라 2010년 71.8%로 늘렸다.
이에 유 연구위원은 “전체 가계대출에서 은행의 비중과 더불어 은행 자산에서 가계 대출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가계대출 건전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면 은행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경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은행의 경우 예금 및 대출서비스를 전통적인 금융서비스로 제공하는 금융기관이기 때문에 대출을 주요 자산운용수단으로 사용한다”며 “은행과 보험회사의 자산운용 차이는 이들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전통적인 금융서비스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 연구위원은 보험회사는 금융업권간 업무영역 확대 추세에 대응하고 수익률 제고를 위해 자산구성에서 대출채권의 비중을 높이고자 대출서비스 접근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나영 기자 lny@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