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대비 인식은 생활비 마련에서 ‘삶의 질’로 이동
저금리 시대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투자 성향은 여전히 공격적이기보다는 안정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후 대비 인식이 생활비 마련의 목적에서 점차 ‘삶의 질’에 대한 관심으로 이동하고 있어 주목된다.
하나HSBC생명에 따르면 HSBC 보험그룹이 지난 해 아시아 주요 7개국에서 실시한 ‘HSBC 아시아 인슈런스 모니터’(HSBC Asian Insurance Monitor) 결과다.
한국인은 현재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금융상품으로 원금보장상품(49%)과 저위험 투자상품(27%)을 가장 많이 꼽아 10명 중 7명 이상이 안정적 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고위험 투자상품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응답은 극소수인 5%에 불과했다.
또 자신의 장기 재무계획에 위협을 미치는 요소에 대한 질문에서도 시장에 대한 불확신과 자금 손실의 두려움(63%), 수익률이 좋은 투자 수단의 부족(46%)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향후 6개월 이내에 가입을 고려하는 보험으로는 노후 대비 상품(18%)이 1위를 차지하는 등 한국인의 노후에 대한 관심은 높은 편이다.
그러나 현재 보유한 재산의 장기적인 활용계획에 대해서는 2009년 12월 실시한 동일 설문조사에 비해 13%가 감소한 44%의 응답자만이 퇴직 후의 생활자금을 꼽았으며 퇴직 후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자금은 응답자중 42%로 2009년보다 2% 증가했다.
하나HSBC생명은 이에 대해 “생활비 확보가 최우선 목적이던 노후 대비 경향에서 점차 벗어나 행복한 노년에 중점을 둔 ‘삶의 질’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한국인의 노후에 대한 관심이 ‘얼마로’에서 ‘어떻게’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도(72%), 싱가폴(71%), 대만(66%), 한국(60%), 말레이시아(59%), 홍콩(59) 등 아시아 7개국 대부분은 노후 대비에 회사나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기보다는 자신의 소득과 저축 등을 통해 스스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은퇴 후 가족의 재정적인 지원을 기대하는 응답자도 조사국 대부분에서 20% 미만으로 낮았다.
특히 한국은 은퇴 후 배우자에게 의존하겠다는 응답은 7%, 자녀에게 의존하겠다는 응답은 3%에 그쳤다.
이는 조사 대상 7개국 중 최저 수준이며, 그만큼 개인의 은퇴준비가 가장 독립적인 국가인 셈이다.
하나HSBC생명 하상기 사장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실질적 회복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체감경기 때문에 저금리 기조에서도 한국인이 여전히 저수익 안정형 중심의 투자를 선호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공격투자를 무조건 불신하기보다는 안정형 상품의 투자와 적절히 병행하는 것이 저금리 시대의 현명한 장기저축 계획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설문은 중국, 인도, 홍콩, 한국, 싱가폴, 대만, 말레이시아의 성인남녀 3,56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한국에서는 전국에 거주하는 만 25~65세의 시민 532명이 참여했다.
정상미 기자 jsm@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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