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신문 김사선 기자) 박근혜 정부가 경제민주화 기조에 발맞추어 재벌그룹의 내부거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국내 주요 건설사의 내부거래 규모는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건설사의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은 2011년도와 마찬가지로 평균 8%를 기록해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를 자제하겠다던 약속은 공염불에 그쳤다는 평가다.
5일 재벌 및 CEO 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지난해 상위 7개 건설사의 내부거래 금액은 5조6천억 원으로 2011년 5조807억 원에 비해 12% 증가했다.
7개 건설사의 지난해 총 매출 72조1천억 원 가운데 내부거래 비중은 8%로 2011년과 동일했다.
삼성물산(대표 정연주)과 GS건설(대표 허명수)은 내부거래 비율이 2% 포인트씩 높아진 반면, 대림산업(대표 김윤)은 7% 포인트 낮아졌고 현대산업개발(대표 정몽규)과 대우건설(대표 서종욱)은 각각 3%포인트와 2% 포인트 하락했다.
현대건설(대표 정수현)과 두산건설(대표 최종일)은 전년도 수준을 변함없이 유지했다.
우선 삼성물산은 지난해 25조3천억 원의 매출 중 13%에 해당하는 3조2천억 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전년도 23조5천억 원 가운데 2조3천억 원(11%)과 비교하면 내부거래 비율이 2%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최고의 매출을 올렸던 삼성전자의 든든한 후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삼성물산의 총 내부거래 금액(3조2천억 원) 가운데 64%에 달하는 2조974억 원을 수의계약으로 밀어줬다. 2011년에는 삼성물산의 내부거래 금액 2조3천억 원 중 81%인 1조8천억 원을 삼성전자 발주물량이 차지하기도 했다.
GS건설은 지난해 매출 9조2천억 원 중 4천801억 원이 내부거래에서 발생해 내부거래비율이 5%를 기록했다. 전년도 9조522억 원 중 2천786억 원으로 3%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3% 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GS건설의 최고의 내부거래 파트너는 GS칼텍스였다. GS칼텍스는 지난해와 전년도 모두 GS건설에 67%에 달하는 일감을 몰아줬다. GS칼텍스가 GS건설에 수의계약으로 발주한 금액은 지난해엔 3천209억 원이었으며, 전년도에는 1천864억 원이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2011년보다 무려 내부거래 비율을 7% 포인트나 낮췄지만 내부거래 수치를 공개한 상위 7개 건설사 가운데는 내부거래 의존도가 가장 높았다.
매출은 지난해 10조2천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도(7조9천억 원)보다 2조2천억 원 늘어난 반면, 내부거래 금액(1조1천억 원→1조4천억 원)은 오히려 2천억 원 가량 줄어들었다. 이에 내부거래 비율이 21%에서 14%로 낮아졌다.
대림산업은 그룹의 대표사인 만큼 상당히 활발한 내부거래가 이뤄졌다.
주요 내부거래 상대는 대림코퍼레이션이었다. 지난해 대림산업과 코퍼레이션 간 쌍방으로 이뤄진 내부거래액은 8천620억 원으로 60%에 달했으며, 전년도 역시 1조6천억 원 중 55%에 해당하는 9천146억 원였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내부거래 금액이 1천134억 원으로, 전년도(2천610억 원)보다 1천476억 원 줄어들었으며, 주요 파트너는 교량 전문건설업체인 북항아이브리지였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매출은 전년도보다 1조2천억 원 가량 늘어난 반면, 내부거래액은 1천730억 원(73%) 줄어 건설사 중 가장 낮은 내부거래 비율을 기록했다.
이 밖에 현대건설과 두산건설은 201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내부거래 비율이 2%로 집계됐다. 늘어난 매출 만큼 내부거래액을 늘린 결과다.
현대건설의 주요 내부거래 계열사는 현대제철과 현대에너지로 지난해 각각 1천713억원과 637억원을 수의계약으로 밀어줬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내부거래 금액 가운데 85%를 두산인프라코어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내 10대 건설사 가운데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 SK건설은 지난해 분기별 내부거래 현황을 밝히지 않았다.
이중 롯데건설과 SK건설은 ‘동일인등 출자계열 회사와의 상품?용역거래 현황’은 공시한 반면, ‘대규모집단현황공시’에는 공란으로 비워둬 의도를 의심케 하고 있다. 롯데건설과 SK건설은 지난 2011년 내부거래 비율이 각각 41%와 24%에 달할 정도로 높아 여론을 의식해 숫자를 비공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역시 자료를 공개하지 안은 포스코건설도 2011년 내부거래 비율이 26%에 달했다.
건설사 2012년 내부거래 현황
구 분 | 2011년 | 2012년 | 내부거래 비율 | |||
매출액 | 내부거래매출 | 매출액 | 내부거래매출 | 2011년 | 2012년 | |
대림산업 | 7,988,145 | 1,661,736 | 10,253,347 | 1,432,824 | 21% | 14% |
삼성물산 | 21,545,514 | 2,356,366 | 25,325,924 | 3,269,674 | 11% | 13% |
GS건설 | 9,052,234 | 278,688 | 9,289,550 | 490,102 | 3% | 5% |
현대산업개발 | 4,107,921 | 261,066 | 3,334,053 | 113,441 | 6% | 3% |
현대건설 | 11,920,167 | 245,554 | 13,324,821 | 262,492 | 2% | 2% |
두산건설 | 2,783,315 | 46,471 | 2,377,208 | 54,717 | 2% | 2% |
대우건설 | 7,019,591 | 237,466 | 8,223,432 | 64,341 | 3% | 1% |
합 계 | 64,416,887 | 5,087,314 | 72,128,335 | 5,677,591 | 8% | 8% |
김사선 기자 bankworld@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