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창의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 조승룡 국장
  • 승인 2010.09.0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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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군사로 기세등등(氣勢騰騰)한 많은 적을 물리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자신들이 타고 온 배를 불태워버렸다.

이제 남은 것은 한가지 뿐 선택의 여지가 없다. 도망치면 물에 빠져죽을 것이고, 두려워 떨고 있으면 적의 칼날에 베일 것이다.

오직 살 수 있는 길은 싸워서 이기는 길 밖에 없다. 그 순간 적이 많고 적고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스스로 퇴로를 차단한채 강이나 바다를 등지고 진을 치는 것은 가장 위험하고 무모한 전략이다.

하지만 예로부터 이러한 배수진을 치고 싸워 승리를 거둔 작전이 많다. 반드시 이기지 못하면 죽을 수 밖에 없는 막다른 결단이 그 어떤 전략과 전술보다 훌륭했던 것이다.

한나라의 장군 한신(韓信)은 1만명에 불과한 군사로 나아가 배수진을 치고 싸워 조나라의 20만 대군을 격파 했다.

20만대 1만, 아무런 작전도 있을 수가 없다. 필사적으로 싸워 적을 격파하자는 결연한 의지… 즉 병사들에게 '생즉필사 사즉필생(生卽必死 死卽必生)'의 각오를 심어준 것 뿐이다.

때로는 외형보다 '작지만 강한' 의지가 더 위압적일 수도 있다.

문어발 확장을 선호하던 기업들의 경영행태가 외환위기를 겪고 난 후 '내실다지기'로 돌아선 것은 덩치만 키우다보면 한 순간에 쓰러질 수도 있지만, 그분야의 경쟁력 있는 단단한 실력을 갖추게 되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학습효과 때문이다.

이와 같은 선택과 집중 전략은 또 위기관리 능력으로 직결된다.

글로벌화 시대가 되면서 울타리가 무너져 정치적 고료(안전판)를 기대할 수 없게 돼 이제 내실이 없는 성장지향의 위험한 도전은 한계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그렇다면 배수의 진을 치는 것은 어떨까? 이 또한 난망한 일일 것이다. 배수진은 피아(披我)의 구분이 확실할 때 죽기살기로 싸워 이기는 단순한 전략이지만, 지금의 경제 전쟁터에서는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조차도 알 수 없기 떄문에 아무리 결연한 각오를 해도 적을 물리치기가 어렵다.

그래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배수진을 치기보다는 창의적으로 무장할 필요가 있다.

'안되면 되게 하라'가 아니라 '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내놓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허리를 바짝 죄고 경비를 절약한다고 잘사는게 아니며 밤 새워 죽기살기로 일한다고 능률이 오르는 것도 아니다. 창의적인 발상으로 즐겁게 일하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오히려 기대효과가 더 크다.

실제로 몇몇 직원의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가 전체 조직을 먹여 살린다. 위기 극복 훈련을 쌓는 것도 좋지만, 기회를 선점하는 핵심 능력을 키우는 것이 더 경쟁력 있는 일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실패에 무릅쓰고 당당하게 도전할 수 있다면 창의력은 배가된다. 즉 공격(창의적발상)이 최선의 방어(위기관리)인 셈이다.

일사분란하게 명령에 따라 죽기를 다해 덤비는 조직은 희망이 없다. 불확실성이 워낙 큰데다 위기에 쉽게 노출되는 요즘 세상에서는 배수의 진을 치지 말아야 한다.

다양성을 기반으로 창의적인 실행력을 갖추는 것이야 말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첫 걸음이다.

조승룡 국장  chosyng@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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